UPDATED. 2024-04-07 22:52 (일)
(사설) 사실과 진실
(사설) 사실과 진실
  • 관리자
  • 승인 2017.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를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것은 주류 언론이 아닌 SNS였다. 미국 주류 언론의 악평을 돌파한 트럼프의 당선이 점차 가시화되었음에도 국내의 언론사들은 미국의 대선과 정치상황을 조롱거리로 보도하거나 트럼프가 한국에 비우호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의 행보는 그런 우려가 기우였음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최근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백악관 비공개 브리핑에서 언론사 기자들을 배제하면서 "나는 가짜 뉴스를 만드는 언론들과 싸우고 있습니다라고 발언하였으나 미국 주류 언론은 위 말에서 가짜라는 단어를 빼버리고 보도하여 트럼프가 언론에 적대적인 것으로 인식되게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가짜뉴스’ 논란이 뜨겁다. 최근 태극기 집회에 배포되는 신문, 유인물 등에 실린 기사를 두고 JTBC 손석희 뉴스룸 등에서는 가짜뉴스(fake news)라 지칭하여 보도하고 있다. 지난 221일 바른정당 하태경의원이 주관하여 가짜뉴스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는 세미나를 개최하여 정치권까지 가세하여 가짜뉴스를 입법으로 봉쇄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수정헌법 제1조는 의회는 종교를 만들거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지하거나, 발언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출판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 그리고 정부에 탄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언론의 자유를 막는 어떠한 법률도 제정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국가인 미국의 번영은 이러한 수정헌법의 정신을 밑바탕으로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입법으로 언론을 봉쇄하겠다는 발상을 접하면서 시민들은 활짝 열린 의회독재시대를 절감할 뿐이다.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었던 바탕에는 국가권력과 국민들 사이의 불가피한 갈등과 긴장을 조율하고 비전을 제시한 언론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언론은 권력과 야합하여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이러한 언론의 역할부재시대에 태어난 신생언론사를 상대로 가짜뉴스라는 일방적 평가를 내리는 것은 흑색선전(matador)에 다름이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북한의 핵미사일, 사드배치, 중국의 인공섬 건설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중국은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관광상품은 물론 자유여행조차도 불가능하도록 조치하였다. 또한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도발에 대하여 무력사용을 대북제재수단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놓여있다

또한 국내정세는 대통령의 권한행사가 정지된 채 광장으로 국민들이 몰려나오고 있다. 주류 언론사들은 이구동성으로 광장의 목소리를 민심으로 포장하여 전달하는 등 복잡한 국,내외의 정세를 제대로 보도할 언론의 역할은 방기한 채 주류 언론은 태극기집회에 배포되는 뉴스가 가짜뉴스라고 보도하였다. 주류 언론은 자신들이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사실에 반하는 뉴스는 모두 가짜라고 판단한 것이다.

열린 사회에서의 진실은 항상 상대적인 것이다. 따라서 언론은 진실이 아닌 사실의 보도를 본연의 사명으로 해야 한다. 진실을 보도하겠다는 의욕이 앞서면 언론이 믿고 싶은 사실을 진실로 포장하여 전달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진실과 사실은 엄연히 다른 것이며 진실은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하지 않으면 상대방을 설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흑색선전에 대하여 당신이 설명해야 한다면 당신은 이미 패배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 만큼 흑색선전의 효과는 크다.

그러나 우리는 설명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주류 언론이 말하는 가짜뉴스가 보도하는 사실이 가짜인지 진짜인지의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기도 하고 또 이미 대부분의 시민들은 어떤 뉴스가 가짜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명보다는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는 것은 설명(explain)이 아닌 주류 언론에 던지는 경고(warning)이자 새벽이 어둠을 걷어낸다는 사실의 알림(notice)이다. 시민들이 사실과 진실 그리고 법과 도덕을 제대로 구별할 줄 아는 그야말로 대각성의 시대가 열린 것을 주류 언론은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일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