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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 속 4대강 보 개방, 농민들 타는 가슴은?
극심한 가뭄 속 4대강 보 개방, 농민들 타는 가슴은?
  • 관리자
  • 승인 20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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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 전면개방 VS 녹조발생원인 항구적 대책 세워야
농민들, “물 한 방울 아쉬운 판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녹조발생이 심하고 수자원 이용에 영향이 적은 금강 공주보 등 보 6개를 6월1일부터 개방하라"지시하며, 4대강 사업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에 관한 정책감사도 함께 주문했다.
그러나 저수지의 전국 평균 저수율이 평년보다 낮은 61%를 기록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도 올 여름 장맛비마저 적게 내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는 농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보 개방수위를 조절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보 6개를 6월 1일부터 개방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한 농민이 흘러가는 강물을 안타깝게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 환경단체 ‘수문 전면 상시 개방, 녹조 창궐 막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의 녹조우려로 인한 보 개방 지시로 지난 1일 4대강에 있는 16개 보 가운데 6개 보의 수문을 125~20㎝ 열었지만, 보 개방 닷새만인 5일 낙동강 달성보와 합천 창녕보 사이 구간에서 올해  첫 녹조 띠가 발생됐다. 이에 환경단체는 “올 들어 첫 녹조가 관측된 점을 근거로 수위 조절을 통한 개방은 의미가 없다”며 수위 조절없이 전면 개방을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이번 녹조는 1일 4대강 보 수문을 양수제약 수위까지 열었지만 끝나자마자 나타난 현상으로 낙동강 유속과 녹조의 상관관계를 그대로 증명해 주는 것"이라며, "찔끔 방류하고 보 수문을 닫아버리면 녹조 문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다”면서 “수문을 전면 상시 개방해 강물의 유속을 되살려야 녹조가 더 창궐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보 상시개방을 촉구했다.
하지만 4대강 인근 농민들은 보 개방에 대해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어떻게 농사를 짓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보 개방으로 인해 가뜩이나 부족한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보 주변 농민들은 “물 한 방울이 아쉬운 모내기철인 데다 가뭄이 극심한 상황에서 물을 흘려 보내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만일 물을 흘려보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집단 행동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다.
◇ '4대강 보 수문개방, 어처구니없는 탁상행정'
그러나 보 수문 개방으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
보 수위는 가장 높은 관리수위에서부터 어도 제약 수위, 양수 제약 수위, 지하수 제약 수위, 하한수위, 최저수위 순서로 차츰 내려온다.
이번에 개방한 양수 제약 수위는 모내기 철을 고려해 농업용수 이용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
문제는 4대강 보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면서 물고기가 다니는 길인 어도(魚道)제약 수위보다 낮은 양수 제약 수위로 낮아지면서 보에 만들어 놓은 어도(魚道)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점이다.
낙동강 강정고령보 등의 수문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낙동강으로 흘러 합류되는 금호강의 수위를 강제로 낮춤으로써 낙동강 강정 고령보에 설치된 어도에 물이 공급되지 않아 물고기들이 산란 등을 위해 상·하류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어도가 바닥을 보이면서 치어들이 대량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상·하류 이동이 불가능한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도 전문가인 이영재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어도에 물이 흐르지 않으면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 된다"며, "많은 돈을 들여 어도를 만들어 놓고 못쓰게 됐으니 심각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보 관리를 맡은 한국수자원공사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와 금강 공주보를 찾아 충남의 가뭄대책 현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이렇게 가물었는데 보에 담아놓은 물을 이 시간에도 흘려보내 농민들이 화가 났다. 농민들 가슴이 거북이처럼 갈라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보(洑) 개방' 지시는 ‘근시안적 해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 원내대표는 "녹조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과학적으로 검증해서 해결해야지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넌센스다. 녹조는 오염원을 관리해야 하는데 보를 열어 내보내는 것은 근시안적 해법“이라며 ”축산,오폐수 등 녹조발생원인 문제에 대한 항구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유한국당 대구 달성 지역구 추경호 의원은 “그동안 강에서 물고기 몇 마리만 죽어도 목소리를 높이던 환경단체들이 4대강 보 수문 개방으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어도가 사라져 물고기들의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 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며 “벌써 정권에 줄서고, 엎드리며 환경단체이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4대강 녹조발생에 대해서 다수의 전문가들도 4대강 녹조 발생은 주변 지류·지천 등으로부터 오염 물질 유입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변 지류·지천으로부터의 오염 유입 관리에 추가적인 개선이 없다면, 수문 개방으로 인해 이전보다 낙동강의 수량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앞으로 기온이 크게 오를 경우 녹조 발생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며, “현 정부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녹조 발생을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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