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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웜비어 쇼크!’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웜비어 쇼크!’
  • 관리자
  • 승인 201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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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웜비어 사망, “북한에 책임 물어야” 미 여론악화
트럼프, “(북한은)잔인한 정권!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10일 앞둔 지난 19일(현지시각) 북한에 1년 5개월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씨가 사망함으로써, 북·미 한·미 관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오하이오 주(州)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웜비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아들(오토 웜비어)이 이날 오후 3시 20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망했다”면서, “아들이 북한이 가한 끔찍한 학대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10일 앞둔 지난 19일(현지시각) 북한에 1년 5개월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씨가 끝내 사망했다.
 
웜비어 가족은 “오늘 아들 오토 웜비어가 집으로의 여행을 완전히 끝냈다”며, "북한에서 받은 끔찍한 고문과 학대가 오늘과 같은 슬픈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웜비어는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지난해 1월 관광차 북한을 방문하던 중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그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지난 13일 1년 5개월만에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에 송환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웜비어 석방에 나설 것을 지시했고, 미국 정부는 지난 12일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북한으로 보내 웜비어의 상태를 확인한 후 석방을 요구해, 하루 만인 13일 억류 17개월 만에 극적인 송환이 이뤄졌다.
 
하지만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와 병원에 입원한 웜비어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지난 19일 엿새 만에 사망했다. 
 
웜비어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은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 회의중 웜비어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한 모습으로 즉석에서 북한을 "잔인한 정권(brutal regime)"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 사망에 대하여 북한을 "잔인한 정권(brutal regime)"이라면서,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공식성명을 통해, “부모가 자식을 잃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일은 없다. 오토의 가족과 친구들, 그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웜비어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 뒤 “미국은 웜비어가 부당하게 감금된 것에 대해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북한에 불법적으로 억류돼 있는 다른 미국인 3명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존 매케인(공화당) 상원 군사위 위원장은 “웜비어는 북한 독재자 김정은 체제에 의해 ‘살해당했다(murdered)’는 점을 분명히 한다”면서, “미국은 잔인무도한 권력들에 의해 미국 국민이 살해당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용납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웜비어의 사망 소식을 접한 우리 정부도 웜비어 사망이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오토 웜비어가 사망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 뒤, "북한이 인류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외교 당국은 이번 오토 웜비어 사망으로 인해, 미국내 분위기가 대북 강경노선으로 선회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 역시 대북압박에 박차를 가할 경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해결이 난관에 부딪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당장 열흘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유화 노선을 설득하려는 시도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들의 여론을 더욱 격앙시켜, 가뜩이나 사드배치 문제로 악화 일로에 있는 한·미 공조관계의 균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웜비어 사망)이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문제(웜비어 사망)에 대해서 진심이라는 표현을 했다"면서, "그런 마음을 미국 국민과 가족들에게 보내드리는 것이 우리가 지금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웜비어 사망이 한미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웜비어 사망)과 이미 결정된 정상회담 의제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내 여론을 감안할 때 한·미 정상회담이 문재인 정부의 뜻대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로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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