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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미 FTA 재협상 숙제 끌어안고 귀국
문재인, 한·미 FTA 재협상 숙제 끌어안고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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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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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철강·자동차 거론하며 압박
전문가들, 한미 FTA 재협상은 기정사실

문재인 정부의 첫 한미정상회담은 한·FTA의 재협상이라는 난제를 떠안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많은 우려 속에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은 지난 30(현지시간) 끝났으나 청와대의 부인과는 달리 한·FTA 재협상은 기정사실로 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FTA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면서 특히 대미(對美) 수출비중이 높은 철강과 자동차 부문을 불공정 무역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FTA) 협정 체결 이래 미국 무역 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다지 좋은 협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재협상을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는 한·FTA 재협상을 위해서는 양측이 합의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협상 압박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지난 2011년 체결된 협정문에는 어느 일방이 재협상을 요구하면 상대방이 의무적으로 응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동시에 한 쪽이 협정 종료를 선언하면 180일 뒤에 종료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방이 협정으로 종료할 수 있음이 명시된 한·미 FTA 협정문 일부

 

트럼프 대통령이 불공정 사례로 꼽은 자동차 부문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한국의 자동차 대미 수출액(1549,000만달러)은 미국의 대한 수출액(168,000만달러) 규모의 9배가 넘는다. 그러나 작년 기준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1% 이상 감소한 반면 미국산 수입은 22% 이상 성장한 것을 볼 때 단순한 무역역조에 따른 압박은 아니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100억 달러(115000억원)를 투자해 생산 설비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낸 바 있다. 현대·기아 자동차도 31억 달러(35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투자의 대부분이 생산 능력 확충이 아닌 연구개발(R&D), 생산설비 및 환경 개선에 집중되어 있어 생산과 직접 고용 창출 효과가 크지 않다. 따라서 자동차 부문의 압박은 미국에 공장을 더 지으라는 압박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철강업계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인 입장이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나라 업체에서 생산하는 열연 강판, 열연 후판, 냉연 강판 등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선재까지 반덤핑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 부문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 적용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확장법 232조란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법으로서 미 상무부에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수입품목에 대한 조사 권한을 주는 조항이다. 일단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관세 부과 등 수입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특히 관세에 상한선이 없어 얼마든지 높은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미국 정부는 서비스 부문 등 한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분야에 대한 통상 압력도 그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통상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렇게 한·FTA 재협상이라는 숙제를 받아온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2일 과거 FTA 국회비준에 반대했던 여당을 공격하고 나섰다. 미국에서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잘된 협상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1년 한·FTA 비준안이 상정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시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리며 격렬하게 반대한 데 이어, 비준안 상정을 저지한다며 문학진 민주당 의원이 해머로 국회 출입문을 부수기도 한 소동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한·FTA에 대한 온갖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정동영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FTA‘21세기판 을사늑약이라고 규정했으며 문재인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는 한·FTA의 독소조항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는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에 출연하여 "FTA가 서로 상호적이기도 않고 공평하지도 않은 거예요. 세상에 무슨 이런 조약이 다 있어?"라고 발언한 바도 있다. 한명숙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한·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대사관을 통해 전달하기도 했다.

이제 입장이 바뀐 문재인 정부가 한·FTA 재협상에 어떻게 임할 것인지 재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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