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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탁현민의 청와대
[데스크 칼럼] 탁현민의 청와대
  • 장종수 기자
  • 승인 2017.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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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이벤트로 일관 진정성 없어

 

 

 

다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문제다. 사실 탁현민은 등장할 때부터 문제였다. 여성을 비하하는 그의 글이 알려지자 여성계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그의 사퇴를 주장했다. 그의 글은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저급하고 여성들에게는 모욕적이었다. 지난 달 여야영수회담에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도 탁현민 행정관의 해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탁 행정관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같은 청와대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언론에 비춰지고 있다. 그는 요지부동이다. 그가 이런 거센 비난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배경도 드러나고 있다.

엊그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회에서 자신이 탁 행정관의 사퇴 의견을 냈지만 무시된 것을 두고 “제가 좀 무력하다”고 실토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탁 행정관을 두고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옹호했다. 바로 탁 행정관이 건재 하는 데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대목이다. 그러니 탁 행정관이 ‘왕 행정관’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사실 탁현민 행정관의 여성관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을 지금 탁 행정관이 청와대에서 벌이고 있는 일들이다. 그는 대통령과 청와대 관련된 여러 행사를 기획하고 문재인 정부는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바로 소통이라는 이름을 내건 보여주기식 이벤트다. ‘쇼통’이라고 비아냥을 듣는 행사들이다.

유난히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감성적인 장면이 많이 연출되고 있다. 대통령이 참모들과 격의 없이 커피를 마시고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만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재벌 총수를 불러 호프 타임이라는 행사도 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갈수록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탄을 발사하고 미일정상이 통화를 하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통화도 미룬 채 휴가를 떠나고 휴가지에서 한가롭게 책을 읽고 등산을 하고 시민들과 만났다. 대통령은 보여주기식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안보를 걱정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가관이다. 기자회견장에서 난데없이 대중가요가 네 곡이나 흘러나왔다.  기자회견 역시 탁 행정관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요즘 '탁현민의 청와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20일 밤의 대국민보고대회라는 행사를 보니 이 말이 결코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장관과 청와대 수석들 비서실장 같은 출연자들이 하나같이 잘 짜인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배우로 보였다. 그 막후에는 탁현민이라는 기획자이자 연출자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탁현민의 청와대'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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