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료분쟁 해법은 없나?
[칼럼] 의료분쟁 해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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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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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법은 환자와 의사의 대립구조로 보는 ‘의료분쟁조장법`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의해 의사와 국민의 관계는 왜곡, 불신과 대립 초래
이동욱/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총괄사무총장
이동욱/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총괄사무총장

의사는 아픈 국민을 돕고 아픈 국민은 의사의 협력을 받는 협력·동지적 관계가 대한민국에서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의해 의사와 국민의 관계는 왜곡되고 심각히 불신하고 대립하는 관계로 변질되었다.

하지만 의사와 환자는 동반자 관계이지 근본적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의사는 신이 아니다. 때로는 의사도 원치 않는 불만스러운 치료결과가 발생한다.

이 때 발생하는 의료분쟁에 있어 극심한 소모적 분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쌍방 당사자에게 합의를 권유하고 적정한 합의안을 제시하여 분쟁 해결을 시도하는 절차가 바로 의료분쟁조정절차이다. 이 양 당사자의 관계회복을 추구하는 것이 의료분쟁조정법이다.

그런데 현재 조정개시율은 43%로 의사들의 참여도가 낮다. 왜 의사들이 외면할까?

조정개시율인 낮은 문제점을 강제개시로 해법을 찾는 것은 그야말로 근시안적인 주장이다. 결국 분쟁조정 일측 당사자인 의료인들의 의료분쟁조정절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을 증가시키고 장기적으로는 국가의 의료분쟁조정절차의 성공적 제도정착과 환자의 권리구제를 저해하는 방안이다.

그러므로 의료분쟁조정절차의 합리성을 높이고 의사들의 제도 이용에 대한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조정개시율이 올라가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입법과정에서 포퓰리즘으로 변질되어 현재의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계에서는 환자와 의사의 대립구조로 보는 의료분쟁조장법’, 분쟁조정 일측 당사자인 의사를 범죄인 취급하는 의료사고특별수사법으로 불리며 의사들은 악법으로 인식하고 있고 제도에 대한 불신이 높다.

의료분쟁조정법이 악법이라고 불리는,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부분에 대한 개선을 하여 일측 당사자인 의사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문제점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대략 일곱 가지로 간추려 살펴본다.

첫째, 의사 범죄인 양산 우려 문제이다.

분쟁을 조정하는 절차임에도 검사의무개입조항(2672)이 있는데 이것은 분쟁조정절차에서 일측 당사자인 의사를 범죄인 취급하는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다.

감정서 의무 기재사항에서 모법 29조 및 시행령 155항에 과실유무를 반드시 기재하게 되어 있는데 과실 가 판정 기재된 경우 환자가 민형사소송을 진행하면 의료분쟁조정절차는 소송을 위한 증거수집수단으로 전락한다.

민사적 과실과 형사적 과실은 분명히 다름에도 의사는 분쟁조정절차에 참여했다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고 민사 소송에도 심각한 불이익을 입게 된다.

따라서 의료분쟁조정절차의 실효성을 높이고 분쟁조정절차가 민형사증거수집절차로 전락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38조에 열람·복사한 감정서 등은 소송에서 원용할 수 없도록 민사조정법 23조를 원용하여 규정하고 조정 합의 이전에는 자기가 제출한 서류의 복사만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83항의 현지조사도 현지조사 거부시 처벌적 조항보다는 양측을 화해시키는 분쟁조정법의 특성상 조정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아 각하사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신청인도 자기가 원해서 신청해 놓고 조사에 불응하면 각하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두 번째는 의료분쟁 감정의 신뢰성 확보이다.

의료인들이 의료분쟁조정제도를 불신하는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의료분쟁조정법에서의 의료과실 감정위원의 역량이다(267). 감정절차의 핵심은 객관적 실체진실규명으로 비의료인은 전문적인 의료행위에 대하여 객관적 사실규명 능력이 없다.

그럼에도 전문분야인 의료분야에 과실여부를 판단하는 감정권한을 갖겠다는 것은 매우 이성적이지 못하고 비과학적인 주장이다. 의사를 믿지 못해서 비의료인이 감시를 하는 것은 좋지만 결정, 기속권한까지 갖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의사보고 천안함사건 원인 감정위원을 하라고 하면 비상식이듯이, 비의사에게 의료분야 감정위원의 60%를 배당하는 것은 전형적 포퓰리즘이다.

사회적인 고려는 조정부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판사가 죄를 지었을 때 판사가 판사를 봐 줄 수 있기 때문에 판사에게 판결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논리와 같은데 죄를 지은 판사와 판결을 하는 판사는 전혀 다르듯이 특히 감정위원이 된 의사는 의학적인 지식뿐 아니라 도덕, 윤리적으로 사회적인 덕망이 있는 사람으로 다르다.

현재 의료분쟁신청 후 감정결과를 60일 이내에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3-5년 재판을 해도 가리기 힘든 의료사건의 과실감정을 신청 후 응답시간, 피신청인 답변서가 오는 시간이 지나면 불과 2-3주 남은 시간으로 감정결과가 정확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비현실적이다.

감정의 핵심은 신속성보다는 정확성이며 정확하지 않을 때 환자도 의사도 피해를 보게 된다.

세 번째는 의료분쟁 감정의 일원화의 위험성이다.

모법 2534호에 의해 법원, 소비자원의 감정까지 중재원의 감정부에서 할 경우 사실상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중재원의 조정결과에 불복하고 재판으로 갔는데 법원의 감정이 2534호에 의해 중재원에 의뢰될 경우 동일 감정서의 반복이 되어 사실상 의료분쟁조정은 1심제로 끝나는 상황이 되고 법원을 통한 당사자들의 권리구제가 사실상 불가능해 진다.

중재원 감정단이 업무범위를 넓히는 것보다 감정의 신뢰성과 정확성의 확보가 우선이다. 2주조사해서 과실감정결론을 내리는 부분이나 감정위원 5인 중 비전문가 3인이 다수결로 과실감정을 하는 부분은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다른 기관이 감정을 의뢰한 경우는 감정단의 업무효율성을 위하여 제외하는 것이 마땅하고 부득불 시행하더라도 의뢰 기관이 제출한 자료에 한하여감정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의뢰되지 않은 사실조사업무까지 시행할 수 있다고 하면 현지조사 등에 관한 법률적해석의 문제점이 생기고 의료기관의 거부감이 증폭된다.

네 번째는 손해배상대불금제도 개선(47)이다.

소비자보호원이 생긴 이래로 의료분쟁사건의 합의금에 합의한 후 의사가 지급하지 않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의사의 신용도가 일반국민에 비해 낮지 않다. 법원판결도 금액만 판결을 하는데 분쟁조정도 합의금 결정만 하면 된다. 합의금 채권회수까지 의사를 상대로 일측 당사자를 대리하는 것은 너무나 과잉한 제도이다.

합의금채무보다 선결정되어 있는 직원에 대한 임금채무, 국세채무, 은행채무 등에 비해 우선할 어떤 법적 타당성도 없고 특히 파산한 의료기관에 대하여 갖은 직종을 가졌다는 이유로 타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연좌제 책임을 묻는 것은 위헌적 요소가 강하다.

다섯 번째는 무과실 사건 의사 비용부담 개선이다.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관련 의료사고에 대하여 의료인의 분담을 강제한 것은 민법상의 과실책임 원칙에 어긋난다.

분만무과실 보상제도는 국가의 모성보호의 헌법적 의무에서 기인한 국가보상사업임에도 사인인 의료인에게 분담을 강제하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고 무과실 의료분쟁사건에 있어 의사의 비용분담원칙을 세우는 것이라 잘못된 것이다.

여섯 번째는 의료진 소환 부담으로 인한 진료공백 감소이다.

의사가 진료시간에 소환에 응해야 하는 것은 다른 환자의 진료에 차질을 고려하여 대리인의 범위를 법인의료기관에 준하여 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93%가 법인이 아님을 고려할 때 272항의 대리인 범위를 법인의료기관의 임직원에서 보건의료기관의 임직원을 개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이번 개정안에도 반영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진료의사 보호대책 부재이다

이번 논의의 촉발이 된 신해철 사건에서 해당 의사도 해당 사건으로 파산하였는데 법안의 균형을 위해서라도 자동차 운전사 보호같은 의료분쟁사건 관련 보험제도를 공단이 책임 운영하여 직업적 의사의 불의의 파산으로부터의 보호대책도 담아야 한다.

조정신청 이후 환자측의 의료기관 난동행위 및 진료방해 행위에 대한 엄정한 처벌규정도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의료분쟁조정법은 입법과정에서 포퓰리즘으로 의사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게 되며 의료사고 특별수사법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는 의사들의 소신진료기피, 방어진료조장, 의료사고의 음성화를 수반하여 엄청난 국가적 의료비 낭비와 국민 건강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의사 개인에게 가혹한 책임을 물어 의료분쟁문제를 해결하자는 포퓰리즘은 의사와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립시키려는 편가르기 선동행위로 지양되어야 한다.

현재의 낮은 조정개시율은 의료분쟁조정절차에 대한 의사들의 낮은 만족도 때문임에도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의사들의 참여를 강제하고 강제조정과 강제조사를 법제화 하겠다는 개정안은 의사들에게 만연된 의료분쟁조정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욱 심화하여 의료분쟁조정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저해할 것이다.

의료분쟁조정제도를 의사들에게도 좋은 제도로 만들어 의료분쟁 조정제도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 의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높이는 방법으로 낮은 조정개시율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야 하고 정치권은 국민과 의사를 대립관계가 아닌 동반자의 관계로 신뢰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하여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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