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이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회담이 열리기 직전까지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정상회담 당일인 27일 아침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이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이날 새벽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은 대내용이 아니며,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조선중앙통신을 직접 접할 수 없다. 북한의 공식 매체인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가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보도할 뿐이다.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오전까지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각국 언론들이 이 회담에 깊은 관심을 표시하며 취재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북한주민들은 회담 전날인 26일까지도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26일 중국 요령성 단둥에 도착한 신의주의 한 주민은 “남북정상회담이 27일 판문점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주민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설사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현재 비사그루빠 검열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조심하느라 입도 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 보도했다.
비사그루빠는 북한 내부에 비사회주의적 요소가 침투하거나 확산되는 것을 단속하기 위해 조직된 특별검열단을 일컫는 북한식 표현이다.
이 주민은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 남조선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몰래 듣는 사람들은 분명히 소식을 알고 있을 텐데 입을 꼭 다물고 있다”면서 “자칫 이를 발설했다가 보위당국에 적발되는 날에는 엄한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주민은 또 “아마도 정상회담이 끝나고 성과적인 부분이 나오면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을 통해 주민들에 알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때 이후에나 북남수뇌자회담(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주민은 “요즈음 비사그루빠의 검열이 하도 엄중해서 주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입조심을 하고 있다”면서 “세 사람 이상이 모여 함께 밥을 먹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프리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