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19 09:00 (화)
하나마나 한 소리 "사람이 먼저!"라는 말의 의미
하나마나 한 소리 "사람이 먼저!"라는 말의 의미
  • 프리덤뉴스
  • 승인 2018.0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우석/시인, 자유기고가
손우석/시인, 자유기고가

재작년 부터인가? 최근 1~2년 사이 부쩍 많이 회자된 말 중에 "사람이 먼저다!"는 말이 있다.

문재인이 대선 전후 자주 입 밖에 낸 말이고, 그가 쓴 자서전의 제목도 그러하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사람이 먼저라는 말은 "원은 둥글다. 봄은 봄이다!"는 말처럼 당연한 말이다. 사람이 먼저지 그럼 개가 먼저인가? 북한 공산당은 그런 너무도 당연해서 우스꽝스러운 명제를 주체사상의 골자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사람이 먼저!"라 함은 사람의 인권이나 가치, 존엄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미일 테니 그리 쉽게 폄하해서도 안 될 말이기는 하다.

그러니 사람이 먼저라는 진리에 가까운 명제는 굳이 되뇌이지 않아도, 아무리 적폐청산을 앞세우더라도,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가치이리라.

지난 10일 이제는 완전한 국민마녀가 되어 1심에서 징역 20, 벌금 180억 원 형을 선고 받은 최순실이, 죽을지도 모를 암 수술을 앞두고 딸 정유라를 한번만이라도 만나게 해달라 애원했으나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한다.

사람인 최순실과 정유라는 먼저가 아니었다. 그들은 사람이 아닌 공범에 불과한 존재였던 모양인가?

그날 jtbc2년 전 탈북해온 중국 내 북한 류경식당 종업원 13명 중 지배인이란 자와의 인터뷰를 특집 방영했다.

탈북. 국내 입국과정이 모두의 자유의사가 아니고, 어딜 가는지도 모르고 따라왔다는 의혹제기 내용이라 한다.

이 나라 유수 언론인 jtbc는 지난 20161024일 태블릿pc 보도를 통해 온 나라를 뒤집어엎더니, 금년 36일 여권 유망정치인 안희정의 미투사건 특집으로 정치판을 한바탕 뒤집어엎더니, 이번에는 남북, 미북 정상회담 소동 중에 드루킹의 매크로와 킹크랩을 통한 여론조작 뉴스가 무성한 가운데서, 왜 갑자기 자유를 찾아 탈북해온 사람들의 아픈 상처를 파내 헤집고, 그들의 북송에 따른 국론분열과 인권논란을 불러 일으켜 또 무엇을 뒤집어엎으려 하는가?

사람이 먼저라는데......

그들은 사람이 아니고 그냥 국정원의 기획 의혹이 있는 탈북자에 불과한 존재로서, 의혹 해소나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나 특종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다시 북송되어, 동토의 주체공산 독재 치하에서 그 어떤 고초와 불행을 겪게 되어도 좋은 존재인가?

비겁한 용기를 내어 태극 집회에도 나가고 익명의 글을 끄적이기도 했던 나도 실은 "사람이 먼저!"라는 말만 믿고, 얼마 전 거래은행으로부터 내 신상 정보를 경찰에 제공했다는 통지를 받고 파랗게 질려 심히 떨면서도, 사람이 먼저라니 그리 험한 꼴은 안 보려니 안도하기도 했으나... 이젠 안 될 것 같다.

마녀가 되어 수감 중인 박근혜 대통렁이나 최순실도, 중국 류경식당에서 만들어 붙인 미소를 달고 외화벌이에 종사해오다 탈북하여 이제 겨우 편하게 살던 북한 출신 여종업원들도 다 따지고 보면 한 집안의 귀염둥이로 태어났다가 기구한 팔자를 이기지 못하여 험한 산 깊은 강을 휘더듬어 아수라장 같은 저마다의 인생길을 걸어온 한 많은 이 땅의 여성들이 아니던가!

그런 그들이 한 때 뉴스에 회자되어 모르는 이 별로 없이 유명인이 된 그 사람들이, 저리도 쉽게, 저리도 하찮게 종이학 접히듯 이리저리 접히고, 검은 비닐봉지처럼 바람에 흩날려 가고 마는 것을...

나같이 하찮은 늙은이야 더 일러 무삼하겠는가?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이제부턴 매주 토요일 태극기 집회 참가 같은 거 자제하고, 제 나라가 망하든 말든 남들처럼 집에서 편히 언론이 골라 보내주는 TV뉴스나 보며 "문비어천가" 따라 부르고, 능지처참해야 할 김정은 위원장님도 통 큰 귀염둥이로 봐주고, 평양냉면도 맛있게 먹어가면서 퉁소는 불어도 세월은 가고, 개가 짖어도 열차는 간다며...

적당한 운동과 금연, 식사조절에 자중자애하며 한 십년 더 연명하며 벽에 똥칠 할 때까지 기승 끝을 여물다 가야하나?

아니면 맘 내키는 대로, 코너에 몰린 어미 쥐가 고양이에게 달려드는, 그런 두려움 속에서 피어난 용기를 불러내어 분하면 분한만큼 비겁하고 조그만 떨림 속의 용기라도 내어 실낱같고 비명 같은 저항의 목소리를 내보곤 하다가 언제건 미구에 제 목숨 스러질 때...

못 다한 회한 같은 거 남기지 않게, 그래도 할 만큼은 했다고 미련 없이 편한 미소 지으며, 아아 이슬같이 기꺼이 죽어갈 것인지를...!

그리고...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의 참된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는지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