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향 詩수다] 그래서 인생인가
[박소향 詩수다] 그래서 인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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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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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시인, 한국문인협회 회원
박소향/시인, 한국문인협회 회원

"소향아! 오늘 숙이 언니가 돌아가셨대."

초등학교 내내, 그리고 여고시절 내내 친구였던 그 친구의 언니 부음을 듣고 마음이 아려왔다.

아직은 이른 나이인데…

가는 데는 순서가 없다고 하지만, 젊은 나이에 꽤나 여러 명 내 주위에서 사라져갔다. 지나간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함께 지냈던 순간들이 떠오르면, 인생 너무나 무상하지 않나 싶어 또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느 순간인들 아깝지 않고 소중하지 않을 수 있을까마는, 나의 시한부가 언제일지 아직 가늠할 수 없는 우리는 그래서 또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낭비하며 사는지 모른다.

억겁의 시간 속에서 먼지처럼 찰나의 순간 잠깐 사는 우리 아니 나. 그 영원하지 않은 순간들을 이제는 아껴 써야 하지 않을까.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쉽지 않은 일이지만 말이다.

바람이 분다. 봄바람 같지 않은 오월의 세찬 바람. 군중 속의 고독처럼 괜스레, 그저 외로운 오늘이다.

그래서 인생인가.

기억의 편린 그 간이역에서

누군가의 고독한 편린들이
눈 감고 잠시 쉬었다 가는 곳
그 평온한 절망 속에 내가 기대고 있음은
사랑보다 더 절박한 시간들은
이미 떠나고 거기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숨 막히는 사랑이
마음 열고 잠시 앉았다 가는 곳
그 치열한 그리움에 내가 또 기대고 있음은
더 사랑한 기억으로 오늘 거기 머물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랑한 기억
내가 사랑한 기억
우리가 사랑한 모든 기억들이
흙내음을 풍기며 사라지는 그 때에도
나는 여전히 거기 있을 것이다

잠시 잠간 우리들의 간이역이었던
쓸쓸함의 기억 그 자리에

/프리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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