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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projection)와 부메랑
투사(projection)와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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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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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석/시인, 자유기고가
손우석/시인, 자유기고가

사람의 행동을 심리작용에 의한 결과로 보는 심리학에 투사(投射: projection)란 말이 있다.

사회적으로 용인 받지 못할 충동이나 욕망을 지닌 자 또는 그런 몹쓸 죄를 저지른 자들이 그 원인을 타인이나 외부세계로 전가시켜 마음의 평온을 찾으려 하는 심리적 방어기제를 일컫는 말이다.

노인과 여성 20명을 벌레 잡듯 죽인 연쇄살인범 유영철이나, 자기 말에 박수를 건성건성 쳤다는 이유로 고모부를, 후계 위협 요인이라는 이유로 이복형을 잔인하게 처형한 김정은도 다 속으로는 제가 착한 사람이라고 믿고 싶고, 타인과 외부세계를 더 큰 악으로 비난·매도함으로써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사회나 남 탓을 한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속담은 이 투사 심리를 잘 표현한 말이다.

2년 전 중국에 있는 북한의 외화벌이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이 탈북했다. 북한에서는 국정원에서 납치해간 것이라 주장하며 북송을 요구해왔다.

그러던 중 이번에 남북·미북 간 정상회담 소동이 벌어지자, 이 나라의 여론을 선도해 갈 `jtbc`가 새삼 북한종업원에 대한 국정원의 기획탈북설에 군불을 지폈고, `민주사회를 건설하는 변호사모임`이라는 민변이 국정원을 고발하고, 검찰은 지체 없이 수사에 착수한다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납치한다는 것은 천인공노할 악행이다. 1950625일 일요일 새벽을 기해 기습남침한 북한은 그 전쟁와중에 수만 명의 남한 사람들을 납치해갔다.

주요 인사들이 "철사 줄로 두 손 꽁꽁 묶인 채로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맨발로 절며 절며 한 많은 미아리고개"를 넘어가 노래가사로 남았다.

6·25가 끝난 후에도 저 북한공산당의 납치 마수는 끊이지 않았다. 196912, 51명을 태운 대한항공 YS11기가 공중 납치되었다. 국내외 비난에 직면한 저들은 두 달후 승객 39명만을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냈다. 승무원 4명과 승객 8명은 동토의 제국에 억류된 채 차츰 사람들에게서 잊혀져갔다.

19788월에는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김영남 등 고교생 5명이 북한공작원에게 납치되었다. 이 김영남은 북한이 따로 일본에서 납치해온 일본여성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이 되어 대남공작요원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당시 김영남을 납치했던 북한공작원 출신 전향자 김광현의 증언이라니 사실일 것이다.

그 외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다 납치 되어간 납북미귀환 어부 50여 명을 비롯하여, 6·25이후 3800여 명이 납치됐다가 3300여 명이 살아서 귀환하여.....

현재 500명 넘는 납치희생자가 저 동토의 주체 공산독재 치하에서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연명해가고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정확한 인원수도 그들의 근황도 잘 모르는 모양이다.

그런 고귀한 인명을 어느 먼 바다의 멸치나 꽁치 낚시하듯 붙잡아가는 인륜에 어긋난 납치범죄를 버릇처럼 자행한 자들이, 뻑하면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고 사람이 먼저"라고 지껄여대는 북한 공산집단인 것인데

그 납치전문 집단 쪽에서 오히려 우리에게 "납치해간 류경식당 종업원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화해나 대화가 있을 수 없다고 겁박해대고 있는 것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정도를 넘어 날강도 놈이 주인에게 매를 들고 덤비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더 참지 못할 것은 자신들이 속해 있는 이 나라 곳곳에 몇십 년 녹지 않는 싸락눈처럼 쌓인 한과 아픔을 외면하고 굳이 저 북한 납치범들의 편에 앞잡이로 나선 이 나라의 언론 기자님들과 민변 변호사님들의 행태이다,

얼이 빠져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학교 다닐 때는 왕따로 빵셔틀을 전담하다가, 시집가서는 못된 남편에게 매 맞고 사는 불쌍한 여성의 그림자가 얼비친다. 개처럼 얻어터지며 살면서도 가끔씩 보여주는 작은 친절이나 관심에 감격하여 눈물지으며 더 열심히 받들어 모셔야겠다고 다짐하는 그런 불쌍하기만 한 여인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게다.

저들의 끔찍한 투사( projection)!

이는 최근 불거진 드루킹스캔들에서도 여지없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보수층에서 현 정권을 비난하는 인터넷 댓글 공작을 자행했을 거라는 미움 섞인 확신으로 좌파 언론인과 여권에서 보수층에 투사질을 했다.

그들이 날린 상대 비난의 투사는 드루킹이란 암초에 걸리더니, 날카로운 부메랑이 되어 그들의 목을 향해 되돌아오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아무리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투사작용이라 해도, 정도와 금기를 지켜야하는 것이다. 법에도 없는 "적폐청산!"의 깃발만 내걸면 통하지 못할 게 없으리라는 확신 하에 내던지는 투사질은 언제건 그러한 부메랑이 될 요인을 진즉부터 내포하고 있는 것임이니!

그리고 한마디만 더

민주니 평화니, 자주니 통일이니 다 좋고 멋진 말이긴 하나, 그런 언제 성사될지도 모를 절대선같은 개념에 매달리기보다 기왕에 납치문제가 불거졌으니 납북된 한국 사람부터 구출할 생각을 하도록 하자!

사람이 먼저라고 하지 않았는가? 평화나 통일보다 사람부터 하자! 겸하여 남북 간의 대화에서는 북핵의 CVID같이 어려운 것은 이제 그걸 전담하고 나선 미국 손에 맡기고 우선 남북 주민간에 서로 가서 살고 픈 나라를 자유 선택하여 이주할 수 있게끔 남북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는 협정부터 체결할 일이다!

북에는 남으로 돌아오고픈 사람들이 있고, 이 땅에는 북을 진정한 조국으로 여기며 동경해 마지않는 자 한 둘이 아니지 아니한가? 서로 가고픈 데 가서 살자!

우리 모두 다 이 한 많은 대한민국에서 얼마를 더 살다갈지 모를 일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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