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거나 힘들 때는 누구나 그 누군가를 찾게 된다.
그 누군가는 친구일 수도 있고, 형제나 이웃 아니면 선배나 인생의 스승일 수도 있다. 그렇게 나 자신을 지독한 열병에 빠뜨린 슬픔이나 고민을 털어놓고 나면 혼자 끙끙대고 있을 때 보다는 속이 후련해진다.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무슨 말이든 위로해주면 정말이지 모든 문제가 금방이라도 해결될 듯 위로가 되며 한결 나아진다. 하지만, 위로는 위로일 뿐, 순간의 위로가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부서진 시간 속에서의 결론은 항상 나 자신으로 내가 이겨내고, 내가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또한 알기에, 자신과 한판 실컷 싸우고 일어나야 하는 일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을 배운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나 자신과 열애 중이다.
지금은 그때가 아닌 것을 알기에 싸우고 화해하며 말이다.
어느 날의 올가즘
먼 가지 끝에
짙은 어둠 걸어 놓은
반시의 그림자가
홀로 몸살 앓는 저녁
누군가 과거로 떠나나보다
오동 잎 새 우르르 썰물에 밀려가고
타협불가의 빈 바다로
천천히 번지는 주홍빛 노을
그래
상처자국 지우듯 사는 일이란
서로의 뺨에 화해의 키스를 남기고
취기가신 골목 끝에 갈등을 눕히는
용서의 입맞춤 같은 것
무능과 긍정 사이에 짙게 남은 나도
저물지 못한 마음 스스로 삭이며
불을 밝혀 익어가고 있는 지금은
그렇다 몸살 앓는 혹독한 영혼과
한판 열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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