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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 詩수다] 외로움도 가을이기에
[박소향 詩수다] 외로움도 가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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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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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시인(한국문인협회 회원)
박소향/시인(한국문인협회 회원)

담쟁이 넝쿨이 빨갛게 물들어 담벼락을 붉게 덮고 있다.

어느새 가을이 이렇게 깊어졌나 싶다. 찬바람이 나뭇잎들을 급하게 몰아내고 있는 듯 분주히 색을 입히고 있는 나무들…

때가 되면 자연도 한 번씩 자신을 말끔히 비우기 위한 준비를 한다. 한때 내 몸의 일부였던, 그래서 또 한때는 생명이고 삶의 즐거움이었던 열정의 결실들이 제 몫을 다 한 뒤에 후회 없이 그 껍데기를 털어내는 자연의 섭리.

그래서 가을은 사람들에게도 숙연해질 수 있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가슴에 깃들게 하나 보다. 조금 더 비우고, 조금 더 버리면서 성숙해 지라고 말이다.

고독할 수 있기에 또한 따뜻한 그리움이 기다려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가끔은 외로운 가을 낙엽 속에서도 뜨거워지자.

포옹

한 두어 시간 쯤
당신 가슴에
조용히 묻히고 싶다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갈색 하늘
그 흔적이 슬프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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