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 상
하늘 구름 속에 누워 계신
나의 어머님!
나는 방금 전에 이 늦가을의
중환자실에서 신음하던 나뭇잎 방랑자들을
안락사로 밟아 죽였습니다
단지 그들보다 좀더 진화되었다는
교만함으로 나는,
단풍들이 빚어내는 고독의 공룡 뼈들을
가을 햇살 광선이
엑스레이처럼 훤히 비추어들여보는 걸
바다가 해변을 씹듯이
그 어둔 갯벌 밑바닥까지
해감하면서 비릿하고 짜거운 맛을
견디는데까지
끝까지 견디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고독의 허연 뼈가
단풍의 나뭇잎들로 바람에 흔들리다가
최후의 나비처럼 날개를 퍼득이면서
땅에 떨어지는 시체들을
나는 목도하였습니다
시체들이 너무 많아 요새 아이들이
버릇없이 뱉어내는 시쳇말들의 은어들보다도
더 많은 지경의 무수한 별들에게,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까하고
물어본다는 존재론적 물음이란건
아무런 답도 들을 수 없어 부질없다는걸
새삼 매년 반복하듯이
느끼면서
나는 내 발 밑바닥에 짓밟히는
지난 세월의 부스러기들에게 과감하게 굿바이!
하고
작별의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 길이 어머님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이별의
훈련일지도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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