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의 독립과 신분보장은 민주공화국의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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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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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원/변호사

법관의 독립과 신분보장은 민주공화국의 버팀목

 

장재원

 

. 들어가며

 

안동지원 판사 6명이 요구한 법관탄핵소추 검토안이 2018. 11. 19.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되었고, 표결 결과 법관이 동료법관을 탄핵해 달라고 하는 사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법관대표 105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53, 반대 43, 기권 9명으로 찬성표가 반대·기권표보다 1표가 더 많아 가결되었습니다.

 

전국법관대표회의의 탄핵소추 촉구 의결이 있은 후, 울산지법 부장판사인 김태규 부장판사 등 일부 법관들은 탄핵소추 결의의 부당함과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대표성을 비판한 반면에, 춘천지법의 한 판사는 법관들이 충분한 논의와 소속법원 의견수렴 결과를 종합해 찬성표결한 것이고,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대표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탄핵 찬성 결의를 옹호하는 등 법원 내부에서도 분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법관의 독립과 신분보장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먼저 살펴본 후, 이번 법관대표회의의 탄핵소추 촉구 결의가 헌법적 차원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그 구성 및 대표성 측면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에 대해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 법관의 독립과 신분보장

 

1. 사법권 독립의 의의

 

우리나라는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으로 국가권력을 분립시켜 권력기관 상호간에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여 권력의 남용과 부패를 방지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기본적 인권 보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입법부는 직접 국민에게 선출되어 막강한 법률제정권과 예산의결권을 행사하고, 행정부도 국민에 의해서 직접 선출되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지만, 사법부는 민주적 정당성이 약하기 때문에 국가권력 가운데 가장 허약하고 그런 이유로 국회와 정부로부터 영향을 받을 위험성이 큽니다. 이러한 사법부를 입법부, 행정부와 대등한 권력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사법권의 독립이고, 그 핵심이 법관의 신분보장입니다. 법관의 신분보장이 취약할 경우 법관이 소신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기 보다 다른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재판할 위험성이나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신분보장이 중요한 것입니다.

 

사법권의 독립에는 법원이 국회나 정부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법원의 독립과 법관이 권력기관이나 사회세력의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재판하여야 한다는 법관의 독립이 있는데, 아래에서는 법관의 독립 중 신분보장 규정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2. 법관의 신분보장

 

. 관련 규정

헌법

106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

법관이 중대한 심신상의 장해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퇴직하게 할 수 있다.

 

법원조직법

46(법관의 신분보장) 법관은 탄핵결정이나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停職)감봉 또는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

 

47(심신상의 장해로 인한 퇴직) 법관이 중대한 신체상 또는 정신상의 장해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대법관인 경우에는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퇴직을 명할 수 있고, 판사인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퇴직을 명할 수 있다.

 

법관징계법

3(징계처분의 종류)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직감봉견책의 세 종류로 한다.

 

4(법관징계위원회) 법관에 대한 징계사건을 심의결정하기 위하여 대법원에 법관징계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5(위원장 및 위원) 위원회의 위원장은 대법관 중에서 대법원장이 임명하고, 위원은 법관 3명과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람 중 각 1명을 대법원장이 각각 임명하거나 위촉한다. <개정 2014. 12. 30.>

1. 변호사

2. 법학교수

3. 그 밖에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 법관에 대한 파면사유의 제한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있지 않고서는 파면되지 않습니다.

헌법상 탄핵대상 공무원은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감사원장·감사위원·기타 법률이 정하는 공무원입니다. 그런데, 판사의 탄핵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지키기 위한 사법권의 독립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점에서 권력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국회의 견제장치로 마련한 다른 공무원에 대한 탄핵과 차이가 있습니다.

 

. 징계처분의 효력제한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에 대해 헌법은 정직, 감봉 또는 불리한 처분으로 규정하고 있고, 법관징계법에서도 정직, 감봉, 견책세 종류로 규정하고 있고, 징계처분에 해임은 없습니다. 또한 대법원에 설치된 법관징계위원회의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징계받지 않고, 법관징계위원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하여 법관징계위원회에 법관 3인 이외에 변호사, 법학교수 등 외부인사를 위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퇴직사유의 제한

법관이 중대한 심신상의 장해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퇴직하게 할 수 있는데, 대법관인 경우는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판사인 경우에는 법관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퇴직을 명할 수 있습니다(법원조직법 제47).

 

. 소결

이렇게 우리 헌법은 법원의 독립을 위한 법관의 신분보장으로 법관에 대한 파면사유의 제한, 징계처분의 효력제한, 퇴직사유의 제한을 직접 규정하고 있고, 법원조직법, 법관징계법에서도 법관의 신분보장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는 등 두텁게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 법체계와 현재 수사 진행상황에 비추어 법관 탄핵을 요구한 것의 부당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헌법적 차원의 검토

 

1. 삼권분립 원칙을 명백히 위반

 

우리 헌법상 입법권은 국회(헌법 제40),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헌법 제66조 제2),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헌법 제101조 제1)에 속한다고 하여 삼권 분립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상 탄핵소추권한은 국회의 권한으로 사법행정권 남용에 관여한 법관에 대해 탄핵소추권을 행사할 것인지는 국회가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법원이 국회에 그 권한을 행사하라고 촉구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사법권 독립 차원에서 국회나 대통령이 법원의 재판에 개입하여 특정 피고인을 엄벌해 달라고 의견을 낼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국회에 탄핵소추를 촉구한 것은 법관들이 권력분립원칙을 위반한 것이고, 법관이 정치인처럼 정치행위를 한 것입니다.

 

2. 법앞의 평등, 적법절차 원칙, 무죄추정의 원칙,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국회는 헌법 제65조 제1항에 열거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에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의하지 않고는 파면되지 않습니다.

 

법관의 파면사유에 탄핵과 금고이상의 형을 동등하게 놓고 있기 때문에, 법관의 탄핵은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행위가 있고, 그 위반 정도가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할 정도로 중대한 경우에만 탄핵 대상이 되는 것이지, 벌금형 정도에 불과한 경우 탄핵사유가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법관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된 적이 없고, 수사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는지 여부에 대한 사실확정도 되지 않았고, 그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도 없었으며, 그 위반정도가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할 정도로 중대한지도 판명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법을 준수해야 하는 법관들이 수사도 끝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언론기사 몇 개로 제대로 된 증거조사도 없이 유죄로 단정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이는 법관들이 일반 국민도 알고 있는 만인은 법앞에 평등하다는 평등권, 절차적 정당성과 적법절차 원칙, 무죄추정 원칙,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모두 침해한 것입니다.

 

이번 탄핵소추 촉구 결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형사재판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가 언론기사 만으로 탄핵소추 의결을 하고 헌법재판소가 형사재판에 앞서 탄핵결정을 함으로써 유죄가 결정되었습니다. 뒤늦게 형사재판을 배당받은 재판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유죄의 예단을 갖고 재판에 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법관대표회의의 법관들이 다수결로 해당 법관들에 대해 유죄평결을 내린 것입니다. 따라서 국회의 탄핵소추 유무를 떠나 향후 이 사건을 배당받은 재판부는 법관대표회의의 유죄 평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법관들이 동료법관의 재판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한 것입니다.

 

 

.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문제점

 

1.

 

법원에는 종래 각급법원별로 소속 판사 전원으로 구성된 판사회의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고,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 파동이 있는 등 비상사태 발생시 비정기적으로 전국 판사와의 대화혹은 전국 법관 워크숍등의 형식으로 개최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이후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상설화 요구가 거세지자, 2018. 3. 7.‘전국법관대표회의 규칙을 새로 제정하여 20184월부터 공식기구가 되었습니다. 먼저, 전국법관대표회의와 판사회의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 법관대표회의의 결의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회의체 구성 측면에서 전체 법관 및 법원을 대표할 정도로 대표성을 갖추고 있는지 등에 대해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2. ‘판사회의와의 비교

 

. 판사회의

 

법원조직법 제9조의2 1항에서 고등법원·특허법원·지방법원·가정법원·행정법원 및 회생법원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지원(부가 설치되어 있는 지방법원 및 가정법원의 지원으로서 판사정원 10인 이상의 지원)사법행정에 관한 자문기관으로 판사회의를 둔다.’ 고 하고, 2항에서 판사회의는 판사로 구성하되, 그 조직과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판사회의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1993년부터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는데, 위 규칙의 주요내용을 보면, 1조에서 법원조직법 제9조의2 에 의하여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여 법률의 위임에 의해 제정된 것임을 밝히고, 판사회의는 각급법원에 소속된 판사 전원으로 구성되고(위 규칙 3), 각급법원의 장이 판사회의의 의장이 되어(위 규칙 6), 판사회의를 연 2회 정기적으로 소집하며(위 규칙 4), 판사회의는 각급법원의 운영에 관한 내규의 제정 및 개정, 사법행정에 관한 중요한 사항 등을 심의하는 업무를 하고(위 규칙 5), 또한 각급법원은 판사회의의 결정에 따라 그 일부 구성원으로 구성되는 내부판사회의를 둘 수 있다(위 규칙 141) 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전국법관대표회의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전국법관대표회의 규칙이 설치근거 규정이고 모법의 위임없이 제정되었습니다.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총 구성원은 117명으로 하고, 각급 법원 내부판사회의 별로 대표자 1명씩 선출, 법관 정원 150명 이상인 서울고법, 수원지법은 내부판사회의 별로 대표자 2명씩 선출하고, 법관 정원 300명 이상인 서울중앙지법은 내부판사회의 별로 대표자 3명씩 선출, 지방 소재 가정법원, 판사회의가 설치된 지원은 판사회의에서 대표자 1명씩 선출, 대법원 재판연구관 회의에서 대표자 2명을 선출, 사법연수원, 사법정책연구원은 각 법관들의 회의에서 대표자 1명씩 선출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위 규칙 21항 및 별표1).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의장 및 부의장은 매년 전국법관대표회의 구성 이후 처음 개최되는 회의에서 선출하고(위 규칙 31), 정기회의는 매년 4월과 11월에 두차례 개최되며(위 규칙 제5), 사법행정 및 법관독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할 수 있고(위 규칙 61),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의결을 요하는 경우에는 출석한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위 규칙 92)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3. 탄핵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문제

 

법관대표회의는 사법농단에 연루된 판사를 탄핵소추 촉구하라고 의결하였을 뿐, 구체적으로 누구를 탄핵하라고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연루되었다고 언급되고 있는 판사가 적게는 6, 많게는 90명입니다. 범위가 이렇게 넓은데, 과연 누구를 탄핵하라는 건지, 몇 명이나 탄핵하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법에서는 특정이 중요한데, 탄핵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채 한 결의는 그 자체로 무효라고 생각합니다.

 

4.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대표성 문제

 

. 인적 구성의 문제점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전체 법관과 사법부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는지와 관련하여 미국의 연방사법회의와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사법부의 최고 정책결정기구로 연방사법회의가 설치되어 있는데, 연방대법원장을 의장으로 하고, 13개 항소법원장들과 지방법원에서 뽑은 동수의 대표로 구성되는데, 지방법원에서 뽑은 대표는 대부분 지방법원장입니다. , 우리나라로 치면 대법원장이 법원장들과 사법행정을 결정하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전국법관대표회의의 현재 의장은 최기상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이고, 부의장은 최한돈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로 부장판사가 의장, 부의장을 맡고 있고, 15년차 미만의 지방법원 단독판사와 배석판사가 법관회의 구성원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의체 구성도 부장자원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현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직급별로 나누고 있고, 법원별 인원수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아 게리멘더링 문제를 안고 있어 대의의 왜곡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과연 이들이 소속 법원의 법관 전체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지, 법관대표회의에서 의결한 사항이 사법부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명실공히 사법부를 대표하는 최고의결기구의 위상을 가지고자 한다면, 법관대표회의 규칙을 개정하여 대법원장을 의장으로 하고 구성원도 판사회의의 의장인 지방법원장을 비롯하여 각급 법원의 법원별 인원수와 직급별 인원수에 반영하여 회의체 구성원을 정하는 것으로 변경해야 할 것입니다.

 

. 법관대표의 의견수렴방식 문제

 

법관대표가 법관대표회의에서 소속법원 법관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해서 표결을 하였는지는 울산지법 김태규 부장판사 글과 춘천지법 판사의 글에 잘 나타나 있으므로 그 글을 먼저 살펴본 후,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1) 김태규 부장판사 글

법관 전체의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를 모으기 위해서 다음 회기로 미루거나 아니면 전체 법관을 대상으로 직접 그 의사를 물을 수도 있었습니다. 또 아니면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하여 의결정족수를 가중정족수로 조정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관 탄핵 발의자들은 밀어붙였습니다. 어떤 대표법관은 자신이 소속한 법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는 그것과 반대되게 투표를 하였고, 또 어떤 법관은 법관대표가 소속 법관들의 의사에 기속된다고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2) 춘천지법 류영재 판사 글

이에 대해 춘천지법의 한 판사가 반박하며 올린 글이 중앙일보에 소개되었는데, “찬성표결을 한 대표들도 논의결과와 소속 법원 의견수렴 결과를 종합해 표결한 것이라며 만연히 특정 연구회 회원이라서 또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찬성 표결을 하였다고 몰아붙인 것은 억측이다.... 대표선정 방식은 각급 법원 자율에 맡겼는데, 투표를 할 수 있었음에도 누구 한 명을 떠밀어 대표로 내몬 법원이 있다면 그 구성원들의 결정으로 봐야하고, 그런 법원이 있다고 해서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대표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3) 검토

 

대표선정 방식이 투표를 통해 대표를 선출을 한 경우도 있고, 누구 한 명을 떠밀어 대표가 된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대표가 된 법관이 소속 법관들의 의견수렴과 반대되게 찬성투표를 했고, 법관대표가 소속법관들의 의사에 기속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이 정당한 주장일까요?

법관대표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국회의원처럼 볼 수 없고 일종의 자치조직인 내부판사회의에서 대표로 선출된 자입니다. 그러한 자가 대표로 나왔는데 소속 법관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기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면, 다른 판사들이 그 판사를 대표로 보낼 때, 위임범위에 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다른 판사들이 대표법관 전체 의사와 상관없이 마음대로 표결해도 된다고 동의해 줬을 리가 없습니다.

 

특히 동료 법관을 탄핵하는 중대한 안건의 경우라면, 더더욱 소속 법관 전체의 의사를 수렴하였으면 그에 따라야 하는 것이지, 이를 무시하고 이와 반대되는 투표를 해서는 안되고, 그렇게 투표했다면 그 법관의 대표성을 부정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 부산고등법원의 경우 설문조사에서 판사의 70%가 탄핵반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법관대표가 법관대표회의에서 탄핵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이에 부산고등법원판사들은 대표가 우리 뜻을 대표하지 않았다고 반발하며, 회의를 개최하여 법관대표 교체와 재발방지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 결어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찬성의견을 낸 법관들은 국민의 뜻이 그렇다”, “언론이 질타하고 있다”, “여론이 공격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위와 같이 말한 판사들은 수가 많으면 정당하다고 믿고 있나 본데, 다수결은 결코 정의가 아니고 정의가 될 수도 없습니다. 법원은 다수의 횡포로부터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므로 법과 절차를 통해 재판해야 하는 것이지, 여론에 따른 정치재판을 해서는 안됩니다.

 

판사의 탄핵제도는 정치권력으로부터 사법부를 보호하기 위해 둔 제도입니다. 그런데, 정치 판사들이 이러한 제도의 취지를 망각하고, 정치적 의도하에 정치권력의 힘을 빌려 동료판사를 법원밖으로 몰아내겠다는 것입니다. 법관이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는 이러한 발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최근 미국의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중남미 출신 이주자의 망명신청을 금지하는 정책과 엇갈리는 판결을 내린 판사를 오바마 판사라고 비난한 데 대해, “우리에겐 오바마 판사도, 트럼프 판사도, 부시 판사도, 클린턴 판사도 없다”,“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동등한 권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헌신적인 판사들 뿐이라며 이렇게 독립적인 사법부야말로 우리 모두가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사법부가 정치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판사들을 위한 방패막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법 연구회 출신인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와 대조적으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고, 사법부를 정치권력으로부터 전혀 보호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판에서 패소한 당사자가 대법원장의 차량에 화염병을 던지는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국민의 사법권에 대한 신뢰가 땅바닥까지 추락한 상태입니다. 사법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고, 대법원장이 나서서 방패막이가 되주어야 할 것입니다. 대법원장이 그런 역할을 할 자신이 없다면, 하루라도 빨리 사퇴하는 것이 사법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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