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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쌀 ‘수탈’이 사라지고, ‘이출’이 등장한 2020 고등학교 한국사
[단독] 쌀 ‘수탈’이 사라지고, ‘이출’이 등장한 2020 고등학교 한국사
  • 박세원
  • 승인 2020.0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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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쌀 ‘수탈설’을 주장하여 국민을 호도한 도종환 전 장관은 반드시 사과해야...
김병헌ㅣ국사교과서연구소장
김병헌ㅣ국사교과서연구소장

2013년 교학사 한국사 사태와 2015년 국정 한국사 교과서 사태 때 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은 기회만 있으면 일제의 쌀 수탈설을 주장하며 수출로 쓰거나 말하는 것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도장관 뿐만 아니라 다수의 보수 우파 인사들 중에서도 일제 쌀 수탈설을 역사적 사실로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도장관의 주장이나 일부 보수 우파의 이 같은 인식은 명백한 잘못이었음이 이번 2020년 새 교과서에 의해 드러났다.

최근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를 입수하여 검토한 김병헌 소장(국사교과서연구소)1920년대 산미증식계획 서술과 관련하여 새 교과서에는 2019년도까지 사용된 일부 교과서의 수탈이 완전히 사라지고 정식 무역 용어인 이출(移出)’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김소장은 그 동안 일제치하의 산미증식계획으로 생산된 조선의 쌀이 시장 경제의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일본으로 이출(移出)되었으며, 일제에 의한 수탈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하였다. 김소장은 교과서에 수록된 생산량과 이출량 통계 자료, 통계청의 대일본 쌀 이출량 및 금액, 조선쌀 유입으로 인한 자국 내 쌀값 하락 등을 이유로 일본 농민들이 조선쌀 이입(移入)을 극력 저지한 사실 등이 이출(수출)의 분명한 근거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발행된 8종의 새 교과서 중 3종 교과서에서 이전에 사용된 반출’, ‘유출’, ‘수탈대신 이출이라고 분명히 명시한 것이다.<표 참조>

고등학교 한국사 산미증식계획 용어 변천
고등학교 한국사 산미증식계획 용어 변천

이로써 그 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김소장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한편, 김소장은 이와 관련하여 국권상실기 일본과의 무역에서는 용어를 명확히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에 따르면 당시 '수출''이출'은 분명히 구분해서 사용하였으며, 수출()은 오늘날과 동일하지만, 이출()은 식민관계인 일본과의 무역에서만 사용된 용어라는 것이다. 즉 이출(移出)이 수출과 다른 점은 관세가 없다는 것으로 산미증식계획을 서술할 때는 반드시 '이출()'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교과서에서 사료로 제시한 자료에도 분명히 '이출'로 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통계청 자료에서도 그렇게 명시하고 있으며, 만약 이출()을 쓰지 않고 그냥 수출()으로 썼을 경우 관세 부분이 간과(看過)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반면, ‘이출외에 일부 교과서에서 여전히 반출이란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인용사료에 없는 용어일 뿐만 아니라 당시 국내의 도에서 도로 이동할 때 사용한 용어이기 때문에 명백하게 잘못된 표현이라 하였다.

2020 고등학교 8종 한국사 교과서
2020 고등학교 8종 한국사 교과서

한편, 김소장은 이번 2020 새 교과서에서 수탈이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이출이라는 바른 용어가 등장함으로써 수탈을 전제로 출제했던 2018학년도 수능한국사 15번은 출제 오류였음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밝히며 출제 오류와 관련한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과 이준식 출제위원장은 반드시 출제오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도종환 전 장관 역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여 국민을 호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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