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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악이다. 필요악이다.
국가는 악이다. 필요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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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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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국가는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

국가가 선이라면 그래서 개인이 국가를 위해 살아가야 한다면 그게 바로 전체주의

인권을 위해 전체주의와 싸웠다는 운동권 정부도 똑같이 국가를 위해 살라고 한다.

꼭 필요한 법만 제정해야

약육강식이라는 자연의 법칙에 지배받는 비참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들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의 일부를 국가에게 양도한 것

국가는 악이다. 필요악이다.

김은희(문화인류학박사) 

김은희 문화인류학 박사

 

 

모 여권 방송인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시민들이 자기 재산을 지키기 위해  투표해서 여당후보가 졌다고 SNS에 짧은 글을 올렸다.

마치 시민이 자기 재산 지키는 일이 이기적이라고 비난하는 듯하다.

그럼 나라와 민족을 위해 투표하나? 노가다 일하며 돈버는 나의 조선족 지인은 너무도 명쾌하게 나에게 말했다.

"나라가 내 꺼 뺏어가면 싫다.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 내 투표 기준은 그거다." 

그는 중국에서 어렸을 적에  모주석 때와 등소평의  경제개혁 이후를 비교했다.

"모주석 때는 나라가 다 가져가고 배급주니 사람들이 열심히 일 안해 가난했다.

등소평 때 땅을 나눠줘서 조금만 나라에 내고 나머지는 다 자기 꺼 되니까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고 잘 살게 됐다."

근대국가는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개인들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희생하며 보호해야 할 성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절대 선이 아니다.

만약 국가가 선이라면 그래서 개인이 국가를 위해 살아가야 한다면 그게 바로 전체주의다.

중년이상의 한국인들 그렇게 살아왔다.

어릴 때부터 노래불렀다.

"나라 이름 빛내는 음악가가 될꺼야." 노벨상을 타기위해 과학자가 되고자 했다.

기업가가 사업하는 이유도 '나라를 위해서'라고 했다.

노동자들은 나라위해 싸우는 '산업전사'였다.

그런데 인권을 위해 전체주의와 싸웠다는 운동권 정부도 똑같이 국가를 위해 살라고 한다.

개인들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고 자발적으로 만든 결사체가 근대국가다.

약육강식이라는 자연의 법칙에 지배받는 비참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들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의 일부를 국가에게 양도한 것이다.

우리가 세금을 내고 법에 복종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국가 본연의 임무수행에 필요한 만큼만 세금을 걷어야 하고 꼭 필요한 법만 제정해야 한다.

그 이상은 국가가 개인의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는 필요악이다.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국가가 왜 필요하냐고 물었다.

국가의 필요성에 대해 논했던 것은 그들이 이미 개인주의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국가가 더 이상 성스러운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필요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종교와 도덕으로부터 분리된 세속적 정치집단으로서의 근대국가가 태동한 것이다.

반면에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나라가 왜 필요한지 묻지 않았다.

그런 생각은 머리에 떠올릴 수 조차 없었다.

그들에게 대의를 위해 사는 것은 너무나 숭고한 가치였기 때문이다.

생명을 버려서라도 나라를 지켜야 한다.

외적이 침략했을 때 도저히 이길 승산이 없어도 끝까지 저항하다 죽어야 한다.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서 투항하길 거부했던 척화파처럼 선비들에게 국가는 절대 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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