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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들을 쪽발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그들을 쪽발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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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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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의한 대동아 전쟁이 유럽 파시즘이 일으킨 전쟁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인식

미국은 많은 돈을 들여 일본에 안보우산을 제공해주고 있는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원점부터 그 손익을 재검토하기 시작



조만간 일본은 헌법을 수정하고 자위대를 정규 군대로 바꾸어 본격적인 무장을 시작할 것이다.

서로 존경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 관계도 잘되기 힘든 법인데 하물며 국가 관계가 어떻게 잘 될 수 있겠는가.

[정광제 時論] 역사의 실체 고백 (3)

송산 정광제(이승만학당 이사)

 

<우리는 그들을 쪽발이라고 부른다>

한국인들은 아주 쉽게 일본을 말하곤 한다.

말끝마다 쪽발이 왜놈 하면서 한 수 아래 나라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국제 사회의 시각에서 볼 때 일본에 비하면 한국은 작은 존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경제규모 면에서 한국은 일본의 10분의 1에 불과하며, 아마도 정치, 문화, 학문, 예술 등 다른 면에서의 영향력도 이 정도 수준일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이 평소 습관처럼 일본을 낮춰 말하는 데에는 아마도 상처받은 자존심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우리 조상들이 일본에 문화를 전해주던 시절도 있었다는데 최근에는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모욕과 착취를 당했다는 식의 마음의 상처 같은 것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일본을 너무도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들의 역사, 한때 아시아와 태평양의 광대한 지역에 진출해 서양 침략자들을 몰아내고 대제국을 건설했고, 패전 후 50년 이상을 주변에서 손가락질 당했던 전범국가 일본의 역사를 ... ...

선린善隣의 의도에서, 이런 것들을 국외자나 피해자의 장이 아닌, 일본인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보지 않았다.

아마도 한국인들은 일본을 비판하고 그들의 약점을 보는 데에만 익숙해진 나머지 일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예전에 포기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전쟁에 패했을 뿐,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한국은 오랜 세월동안 일본에 대해 반성해라, 사과해라, 그것도 진심에 우러나오는 사죄를 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입에서 나온 표현은 마지못해 '과거의 일은 유감이다'거나 '잘못되었다', 혹은 ‘피해를 입은 데 대해 사과한다'는 정도였다.

그들은 당시 세계 상황에서, 태평양전쟁과 한반도 지배에 대해 그다지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니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01년 6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웹 사이트를 통해 '일본은 과거 벌였던 전쟁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가?' 하는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전 세계의 응답자 가운데 60% 이상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선택했다.

이는 일본에 의한 대동아 전쟁이 유럽 파시즘이 일으킨 전쟁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인식이 국제사회에 퍼져 있음을 말해준다.

이 설문조사에서 한국인들은 대대적으로 동원되어 YES 클릭하기 운동을 전개했는데, 이는 한국인들의 시각이 국제적인 감각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2차 대전은 그 성격과 전개방식에서 유럽의 전쟁과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따라서 다르게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실은 이미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전범국가로 취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일본의 군비증강을 유도해서 중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을 우려하고 두려워하는 나라는 사실상 남북한뿐이다.

냉철히 생각해 보면 이 지역에서 어느 날 갑자기 깡패국가로 변해 주변국을 침략할만한 우려가 있는 나라는 중국과 북한뿐인데도, 한국인들은 일본이 다시 재무장을 한 뒤 한반도를 침략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남북한과 전쟁을 벌일만한 이유도 없고 의지도 없으며 오히려 남북한이나 러시아, 중국 등 주변국들에 의해 일본열도가 공격당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입장이다.

전후 일본은 미국의 안보우산에 무임승차하면서 순조롭게 경제력을 키워왔는데, 냉전이 종료된 지금에 와서 미국은 많은 돈을 들여 일본에 안보우산을 제공해주고 있는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원점부터 그 손익을 재검토하기 시작한 듯하다.

아마도 조만간 일본은 헌법을 수정하고 자위대를 정규 군대로 바꾸어 본격적인 무장을 시작할 것이다.

필자는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상식선에서 존중하는 태도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들을 숭배하고 사대하거나 비굴하게 굴자는 뜻이 아니다.

서로 존경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 관계도 잘되기 힘든 법인데 하물며 국가 관계가 어떻게 잘 될 수 있겠는가.

한국과 일본이 하루빨리 과거사의 망령에서 벗어나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관계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북미와 유럽은 이미 대륙을 포괄하는 거대한 블럭을 만들어 단합하고 있는데 동아시아는 분쟁이 끊이지 않으며 서로 헐뜯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조그마한 무인도 한두 개를 둘러싼 의견충돌이 영토분쟁 으로 발전하고 무력시위까지 동원되는 군사적 긴장 상태로 이어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우리 이웃나라들 사이에 서로를 존경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일본의 입장을 좀더 그들의 시각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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