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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明時待 마중물] 5천원의 대가
[光明時待 마중물] 5천원의 대가
  • 프리덤뉴스
  • 승인 202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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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원의 대가

강하정

 

 

강쥐들 기저귀를 샀다.

택배로 배송되는데 택배사 송장 오류로 엉뚱한 집에 배송됐다.

기사에게 전화해서 물건이 오지 않았는데 배송완료 뜬다고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여자 기사가 엉뚱한 번지를 대면서 거기다 배송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배송한 집이 이웃집이니 나더러 찾아다 쓰랬다.

 

나는 많이 아픈 사람이라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밖에 나가지도 못한다고 안 된다고 했더니 화를 냈다.

자기가 오배송된 물건 찾아다 줄만큼 한가한 사람인 줄 아냐고!

하루에 200집도 넘게 배달하는데 그걸 찾아다 줘야 하냐고!

자기는 송장에 적힌 집에 정확하게 배송했으니 잘못 없다고!

힘들어 죽겠는데 왜 자기에게 전화하냐고 그랬다.

막 소리지르면서 나더러 업체에 항의하라고 했다.

 

어이가 없어서 나도 언성이 높아졌다.

내가 주문한 업체에는 내 주소가 정확히 등록되어 있고

물건을 받지 못했으니 배달한 사람에게 전화한 거 아니냐고 따졌다.

배달한 당신이 보낸 업체나 회사에 확인해야 할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항의를 하려면 택배사에 해야지 왜 나한테 그러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자기더러 어쩌라고 그러냐고 소리를 질렀다.

내가 업체랑 통화할 테니 그만 끊으라고 했다.

 

주문한 업체에 연락했더니 근무시간 외라서 내일 확인하고 전화 준댔다.

그 택배사에서 배송할 남은 주문 상품이 있었는데 취소해버렸다.

앞으로는 그 택배사 배송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뚜렷이 있었다.

예전에는 과일박스를 남의 집에 던져놓고 가서

자기는 이미 다른 지역에 있으니 나더러 가져가라고 해서 꾹 참고 가서 질질 끌고 왔었다.

과일박스 밑창 다 나가고 찢어지고 과일 굴러나오고 난리였다.

또 얼마 전에는 감자박스를 집 앞에 던져놓고 가서

병정개미들이 박스 속에서 신나게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무심코 감자박스를 끌고 들어오려다 개미가 손을 물어서 퉁퉁 붓고 난리였다.

박스를 개봉해보니 병정개미 반, 감자 반! 드글드글~

개미 다 털어내고 감자만 골라 비닐봉지에 담아 옮기면서 욕이 튀어나왔다. 슈발!

 

그래도 참았었다.

여자가 택배 배송하면서 얼마나 힘들까 싶어서!

내가 업체에 항의하면 그 여자의 생계에 문제가 생길까 봐서!

꾹 참았었다.

이번에도 배송예정 문자가 왔길래 택배함에 꼭 넣어달라고 고맙다고 답장까지 했었다.

그랬는데 그 여자가 나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내가 왜 물건을 사고 이런 꼴을 당해야 하지?

화가 났다.

그래서 업체 상담원에게 다시는 택배 물건 주문 안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글쎄 이 여자가 나 모르는 사이에 연락도 없이

물건을 찾아다 택배함에 넣어놓고 가버렸다.

한밤중에 강쥐들 간식 주러 나갔더니 물건이 덜렁 있는 거다.

송장을 사진 찍었다.

신주소가 아닌 구주소만 찍혀 있고 매직으로 이웃집 주소를 써놨다.

 

오늘 업체에 연락하고 확인했더니 택배사의 주소입력프로그램 오류란다.

반품을 원하면 반품해주겠다고 하면서,

바로 그 여자기사로부터 반품관련 전화가 가면 내 의향을 얘기해주라고 했다.

그 여자랑 다시 통화하기 싫어서

그냥 업체가 제의한 보상 5천원을 받고 상품은 사용하기로 했다.

 

화천대유, 천화동인 생각하니 열 받네!

 

이틀간 스트레스 받고!

상품은 바로 사용도 못하고 모셔놓고!

아프고 열받고 통화요금 나가고!

상황설명 몇 번이나 반복하고!

초죽음되니까 겨우 5천원 벌었네!

 

수천억은 5천원의 몇 배일까?

5만원 지폐로 늘어놓으면 얼만큼의 공간을 차지할까?

, 돼지, 붕어, 가재, 개구리도 못 되는

지렁이가 된 듯한 기분이라 씁쓸하다!

 

나 오늘 5천원 벌었다아~~~~~~~~~~~~~~!

 

光明時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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