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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제 時論] 동경 외국어학교의 조선어 폐지에 반대하는 어느 일본인의 기고문. 1920.08.02
[정광제 時論] 동경 외국어학교의 조선어 폐지에 반대하는 어느 일본인의 기고문. 192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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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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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외국어학교의 조선어 폐지에 반대하는 어느 일본인의 기고문. 1920.08.02>

정광제(이승만학당 이사)

 

 

일본인 병택사랑(柄澤四郞)은 '조선어 폐지에 반대하는 ..' 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부산일보에 게재하였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일한합병 후 얼마 되지 않아, 동경외국어학교의 조선어과가 임의 폐지되었다.

그 이유는 "예전의 조선은 이제 외국이 아니기 때문에…"인데, 이것은 용렬하고도 생각이 깊지 못한 조치이라서, 지식인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있다.

부산에도 조선어를 개인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없고, 특별한 학교 이외에 조선어를 가르치는 곳이 도무지 없다. 즉 일본인이 당장에 편의를 얻기 위하여 조선어를 배울 기관은 조선에는 도무지 없다.

조선도 일본과 별로 다름이 없이 일본인도 많이 살고 있기에, 괴상하고 소용없는 조선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고 하면 그 말도 옳은 듯하지만, 조선은 일본 사람의 마음대로 휘두를 수는 없는 곳이다.

또 조선 사람을 제쳐놓고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것이며, 그것은 합병 정신에도, 조선 통치상으로도 결단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일본말만 하여도 넉넉하다 하여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들은 일본 사람끼리만 장사를 하므로 조선 사람들은 아무 상관이 없소" 라고 하면 그것은 결국 서로 뜯어먹기인즉 일본에 있음과 조금도 다름이 없을 것이다.

조선에 와서 온당한 일을 하고자 하면 반드시 조선 사람과 사귀고 거래하여야 될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말을 알면 모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

쉽게 말하면 내가 조선 사람이 되어 생각하더라도, 일본 사람들이 무작정 들어와서 알지도 못하는 일본말로 지껄이며 일본 사람끼리만 서로 통하며 행동하는 것을 보게 되면 좀 심정이 상할 것이다.

"합병이란 것이 이런 것이냐" 하고 불평한 생각도 일어나서 어쨌든 재미는 없을 것이다.

일본 사람이 하는 일은 일일이 조선 사람에게 오해가 없도록 잘 알려야 할 것이며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일본 사람에게도 편리할 것이다.

전쟁한 결과로 점령을 하거나 빼앗거나 한 곳에서라도 그곳 사람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다른 나라를 통치하는 목적에 합당하다.

일본과 조선은 전쟁하여 점령하거나 빼앗은 것도 아니요, 병합에 의한 것인만큼 조선 사람의 기질과 마음을 알아주어야 옳을 것이다.

통치의 문제로 말하면 결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통치는 감정의 문제다.

"조선말은 필요가 없다" 고 하는 것은 우스운 것이지만, 한 가지 일로 만 가지 일을 미루어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 사람이 조선에 대하여 안하무인의 태도를 충분히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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