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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詩] 양재천의 봄
[신작 詩] 양재천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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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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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의 봄

피앙아이 장대성

양재천 산책길 봄이 절정이다


파릇파릇 노릇노릇 완연한 봄빛에 
싱숭생숭 엊그제인데
화창하다 따스하다 물오른 아가씨 같다
가지마다 잎새마다 생기 넘친다


은은하면서도 화사한 뽀오얀 수채화 풍경
오묘한 설레임 겨우내 굳은 가슴 흔든다


뚝길 벚꽃터널 막 터진 축포마냥 쏟아져내린다
냇가 따라 줄지은 연록의 수양버들 
미끈하게 늘어진 머릿결 봄바람에 하늘하늘
쓰다듬고 싶다 수채화에 담고 싶다


이제 끝물에 접어든 개나리꽃들
찬란한 황금빛으로 봄을 연 걸 잊지말라며
번져가는 초록잎새들 사이 
얼굴 내밀어 점 점 모자이크 찍는다


그래 알았어 안 잊을게 내년에 또 보자
가끔 음지의 연분홍 진달래꽃들 
나도 아직 있거든 하며 방긋 웃는다


냇가 파아란 풀밭 냉이 민들레 쑥 천지다
해묵은 마른 갈대 사이를 비집고
신세대가 파릇파릇 머리 쳐든다


징검다리 사이 돌돌돌 물소리
맑은 물 아래로 힘차게 꼬리 젓는 물고기들
냇물 거니는 황새 몇마리 아이들 시선 앗아간다


석양이 비끼고 거울 같은 냇물에 비친
갖은 수목들 우아한 자태 사이로
늘씬한 타워팰리스가 쭈욱 몸을 내민다


둘쑥날쑥 자연과 건물이 빚은 수려한 지평선
노을이 붉게 물든다 금새 봄은 다른 빛갈이다


땅거미 지고 가로등빛 따스함을 보탠다


봄구경 잘 했다 양재천이 고맙구나
이어서 다가올 여름 네 모습이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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