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한다고
梅山 姜賀晶
모든 날이 훈풍 부는 봄날일 수 있겠니?
남풍도 더러는 할퀴는 슬픔이더라.
숨이 멎을 것 같던 눅진한 바람도
하늘을 온통 뒤덮던 두려운 구름도
야멸치게 후려치던 아픈 빗줄기도
아찔한 공포와 환희의 섬광마저도
간질이다가 엄청난 분노로 내리치던 우레까지도
너 나 우리의 간단없는 스치던 인연조차도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내려꽂힌 적 있더라
소풍날 난데없는 폭우처럼 쏟아진 적 있더라
때로는 황홀한 단풍 아래 뒹굴던
작은 바람조차 희롱하던 무력한 낙엽 같이도
쌓인 눈에 고립된 외딴집 같이도
홍수에 덩그러니 남은 지붕 위 고양이 같이도
언제 불어와서 언제 스치고 가버렸는지
깨닫지 못한 사이 할퀴고 간 북풍 같이도
너 나 우리의 후회를 낳은 기억에 스민
날카로운 면도칼 같은 순간들
모든 날이 훈풍 부는 봄날일 수 있겠니?
그리한다고
모든 날이 삭풍에 뼈가 녹는 슬픔뿐이겠니.
2022.08.22. 오전 6:52 재판일이 다가올수록 숨이 가빠져.
한숨 길게 내쉬며 당신을 기억해.
사랑하는 당신을.
光明時待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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