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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그리한다고
[마중물] 그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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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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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한다고

 

梅山 姜賀晶

 

모든 날이 훈풍 부는 봄날일 수 있겠니?

남풍도 더러는 할퀴는 슬픔이더라.

 

숨이 멎을 것 같던 눅진한 바람도

하늘을 온통 뒤덮던 두려운 구름도

야멸치게 후려치던 아픈 빗줄기도

아찔한 공포와 환희의 섬광마저도

간질이다가 엄청난 분노로 내리치던 우레까지도

너 나 우리의 간단없는 스치던 인연조차도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내려꽂힌 적 있더라

소풍날 난데없는 폭우처럼 쏟아진 적 있더라

 

때로는 황홀한 단풍 아래 뒹굴던

작은 바람조차 희롱하던 무력한 낙엽 같이도

쌓인 눈에 고립된 외딴집 같이도

홍수에 덩그러니 남은 지붕 위 고양이 같이도

언제 불어와서 언제 스치고 가버렸는지

깨닫지 못한 사이 할퀴고 간 북풍 같이도

너 나 우리의 후회를 낳은 기억에 스민

날카로운 면도칼 같은 순간들

 

모든 날이 훈풍 부는 봄날일 수 있겠니?

그리한다고

모든 날이 삭풍에 뼈가 녹는 슬픔뿐이겠니.

 

2022.08.22. 오전 6:52 재판일이 다가올수록 숨이 가빠져.

한숨 길게 내쉬며 당신을 기억해.

사랑하는 당신을.

 

光明時待 .

그림 낙화 김우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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