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자 대표님 영전에 올리는 詩
꽃이 아니다 할 사람 아무도 없다
/송산 정광제
한 송이 바치고 돌아서지만
오그라져 펴지 못하는 손마다
국화향기 배어있습니다
님께 바친 국화가, 여전히
떨궈지지 않은 채
조막손에 붙들려있기 때문입니다
님의 말이 끊어진 시간에
국화꽃이 피었습니다
님의 세월이 끊어진 자리에
그 꽃이 하얗게 쌓였습니다
그 님이 얼마나 고귀하면,
셀 수 없는 예쁜 눈물들이
이파리마다 맺혔겠습니까
하지만 그 꽃은 오늘부터
우리 눈에는 안 보이는
마음의 별이 되십니다
문뜩문뜩 뒤란의 가지가 비어있을 때
있어야 할 꽃이 보이지 않을 때
반드시 하늘을 보겠습니다
별이 되신 님을 부르겠습니다
하늘에서 꽃비가 내릴 때
바람이 꽃향을 실어올 때
별이 되신 님이 우리를 부르시기에
우리도 님을 부르겠습니다
점점 잡히지 않는 기억과
희미한 비망록 한 줄로 가늘어질 지언정
님에게는 마침표가 찍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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