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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反봉건? 半봉건?
[평론] 反봉건? 半봉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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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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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건? 봉건?

 

최범(문화평론가)

 

필자가 예전부터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반제반봉건이니 식민지반봉건사회니 하는 구호에 나오는 봉건이라는 말이다.

반제반봉건은 제국주의와 봉건주의 둘 다 반대한다는 말이고, 식민지반봉건사회는 한국이 외세의 식민지이자 반쯤 봉건사회라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반제반봉건이니 식민지반봉건이니 하지만, 저런 말들이 사용되는 맥락을 보면, 실제로는 반외세나 식민지라는 말만 남고 봉건이라는 문제의식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말로는 반외세반봉건을 외치지만, 왜 실제로는 외세에 대한 반대만 강조할 뿐 봉건에 대한 반대는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

왜 식민지반봉건사회라고 하지만 식민지라는 사실만 부각시킬 뿐 한국이 봉건사회라는 사실은 은폐되고 마는 것일까.

, 그럴까. , 반외세니 식민지니 하는 말에 달라붙어 있는 봉건이라는 말은 왜 아무런 긴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장식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반외세를 외치는 자들, 식민지라고 주장하는 세력들이 바로 봉건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북한을 보라, 백낙청을 보라, 고은을 보라.

이들은 반외세를 외치며 한국이 신식민지라고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봉건에 대한 투쟁을 전개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 자신이 바로 봉건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을 봉건사회로 열심히 재생산할 뿐이다.

문벌끼리 챙겨주고 여자를 노리개로 삼고.

그래서 나는 반외세반봉건이니 식민지반봉건사회니 하는 말들이 공허하며 이제는 버려야 할 구호라고 생각한다.

그것들은 실제로는 반외세를 외치면서 반봉건과의 투쟁은 포기하고 한국을 식민지라고 주장하면서 봉건사회를 지속시키는 기만적인 언어이기 때문이다.

봉건 잔재라는 말도 그렇다.

한국의 현재는 정말 봉건 잔재인가. 아니다. 틀렸다.

한국 사회는 봉건 잔재가 아니라, 봉건 몸통이다.

우리는 맨날 외세와 식민지 타령을 하면서도 한 번도 우리 안의 봉건을 직시한 적도 없고, 극복하려고 노력한 적도 없다.

실제로는 언제나 외세와 식민지 핑계를 대면서 봉건을 지속시켜왔을 뿐이다. 한국 사회 어느 구석을 보더라도 봉건적이지 않은 데가 없다.

이제는 한국 사회의 실체가 봉건사회임을 직시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좌파가 봉건이고 민족주의가 봉건주의이다.

그들은 반외세를 외치면서 봉건을 지켜왔고, 한국이 식민지라고 주장하면서 봉건사회를 재생산해 왔다.

나는 차라리 외세에 의해 봉건 해방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보며, 식민지 근대화 사회가 봉건 몸통 사회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반외세 투쟁이 아니라 반봉건 투쟁이다.

그래야 근대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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