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07 22:52 (일)
[김문학 칼럼] 일본의 종합적인 식민주의 컬렉션
[김문학 칼럼] 일본의 종합적인 식민주의 컬렉션
  • 프리덤뉴스
  • 승인 2023.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의 종합적인 식민주의 컬렉션

 

김문학(비교문화학자, 문명비평가)

 

근대 인류사상 전지구모로 전개되는 식민주의 지배는 근대 문명을 식민지에 전달, 강요하는 근대화 이식의 길이기도 했다. 따라서 피식민, 피지배 민족에게는 명의로, 암으로 민족의식을 조장해 준 동시에 지배자로부터 근대라는 엄청한 문명, 제도, 의식, 학문 등을 전수받았다아무튼 결과적으로 식민지근대화라는 결과물을 가져다 주는 것은 불행 중의 다행일 것이다.

근대에 뒤떨어진 조선은 일본이란 근대에 앞선 민국에게 식민지로 전락되는 것은 우리 후세의 시야에서는 당시의 운명이었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일본은 근대 문명을 조선반도에 주입하고 강요하면서 조선의 근대화를 지향한 것은 이미 역사가 실증해주고 있다.

조선은 학문적 의미에서는 일본의 근대학문의 실험장이 된 셈이다. 쉽게 풀어 말하자면 식민지 지배를 원활히 하기 위해 일본 제국(주로 조선 총독부를 통해)이 조선, 조선문화를 이해, 인식하기 위해 고고학적, 역사학적 및 인류학적 연구를 했으며 그 중에서 일본은 많은 자료, 문헌을 축적, 발굴하여 방대한 조선학의 세계를 달성했다.

조선이 미처 하지 못한 것들을 일본이 근대 학문의 기술과 방법으로서 이룩했던 조선에 대해 행,불행을 따진다면 행운일 것이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지금도 일제시대 이룬 학문적 축적이 조선반도의 학문의 두터운 토대가 되고 있으며 오늘의 학문에 직결돼 있기 떄문이다.

100년전 조선총독부의 촉탁으로 일본의 학자들이 고적조사, 발굴에 힘을 기울이게 되면서 그 중에서 탄생된 <조선고적도보>는 하나의 종합적인 조선연구의 컬력션이다. 세키노다다시 연구팀이 1909년부터 착수한 <조선예술의 연구> <조선예술의 연구(속편)> 등 고적조사와 1911, 1912년 조사 결과를 집성한 <조선고적조사약보>(1914)를 토대로 제작한 조선역사를 종횡으로 고찰한 유물·유적지의 지도.

이는 일본제국이 만든 조선반도 최초의 완벽한 사진 아카이브라고 할 수 있다고 한국의학자 이경민씨가 밝히고 있다.(이경민<제국의렌즈>) 이경민씨의 정리에 따르면 총15책으로 구성된 이 방대한 컬렉션의 내용은 아래와 같이 볼 수 있다1권 낙랑군, 대방군시대, 고구려시대 제2권 고구려시대, 3권 마한,백제,임나,요조시대,고신라시대 제4권 신라통일시대1-불교유적 제5권 신라통일시대2-왕등,불상,탑내발견품 제6권 고려시대1-성지,궁지,석탑,묘탑,기타 석조물 제7권 고려시대2-석탑,불상,릉묘,석관,묘지,탑지 제8권 고구려시대3-도자기 제9권 고구려시대4-분묘내 발견공예품 제10권 조선시대1-궁전건축 제11권 조선시대2-성곽,학교,문묘,객사,사고,서원 등 건조물 제12권 조선시대3-불사건축1, 고구려시대 불사건축 보충 제13권 조선시대4-불사건축2, 탑파,묘탑,석비,교량 제14권 조선시대5-회화 제15권 조선시대6-도자기

이밖에 제1~5권에는 각 권에 수록된 사진 내용의 해설문이 들어있는 <조선고적도보해설집>이 출간되었다이러한 총서의 편찬은 단지 고고학자, 인류학자들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조선총독부의 관할과 지원하에 역사학·지리학·미술사학·건축학·민속학·인종학 등 근대 인문·사회과학의 제반 분과 학문들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만든 종합적인 결과물이며, 이렇게 축적된 자료들은 바로 조선총독부의 식민지 지배와 통치기술로 활용되었다”(이경민)

이경민씨는 또 <조선고적도보><조선반도사>의 편찬사업과 병행하여 출판된 것은 일제가 조선반도 내 식민주의이데올로기 창출을 위한 방편의 하나로 타율 사관의 조선역사러를 간행했다고 지적한다편찬자 세키노는 이 책으로 프랑스학사원상을 속상하며 세계적인 학자로 알려지기도 한다. 제국 식민주의 정책의 수요로 진행된 제한성을 안고 있지만 6600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사진 아카이브는 오늘날까지 그 학문적 가치는 지대함을 부정할 수 없다이는 고고학,역사학,인류학,민속학,미술사학,건축학,지리학,지형학,복식학,분류학,사회학,풍속사 등 여러 학문의 근대사 연구에서 대체할 수 없는 귀중한 문헌자료이다.

또한 여러 학문적으로 학제간 연구의 모티브를 제공하는 의미에서 학문적 가치는 심대하기만하다100년전 식민지배가 가져다 준 것은 정책적, 민족적 시각만 아닌 근대 학문적 시각에서 재평가 한다면 학문에서는 조선문화연구에 큰 공헌이라고 평가해야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