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더냐 태풍이더냐 홍수더냐
梅山 姜賀晶
빗줄기 거 참 거세군
갈퀴바람은 비를 헤집고
멋쩍은 우산이 홀딱 까뒤집고
제 뼈를 꺾으며 장렬히 사망하네
우왕좌왕 뛰는 젠체하던 자들이
하나같이 우스꽝스러운 폼새로세
뒤집힌 우산대를 암팡지게 그러잡고
바람과 씨름하며 움찔움찔 전진하네
아끼던 가방 머리에 얹고 뛰는 그녀
찰방찰방 구정물이 종아리에 따라붙네
길에 나선 자 뉘라서 피할소냐
사람이 만든 길에 그저 비가 왕이로세
차들은 달리는지 멈췄는지
앞뒤 유리창엔 빗물이 줄줄줄
정신없이 왕복 달리는 윈도브러시
눈뜬 장님처럼 늘보가 됐네 그려
옴팡 젖어 뛰는 자가 더 빠르니
마른 채 운전하는 그 입도 마르겠군
아니, 구경할 때가 아니로세
비포장 골목에 접어드니
일부는 진창이요 일부는 수렁일세
진창을 피하자니 수렁에 빠지겠고
수렁을 피하자니 진창에 빠지겠군
목적지 저기 보이는데 어찌 예서 멈출소냐.
2024.03.01.(금) 오후 9:37
- 최선도 차선도 안 보일 때 최악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차악을 택하라는 어떤 유명인사의 말에 혼자 반항해본다. 정치판에 광풍이 몰아치는 선거철이라지만, 차악을 택하는 정략적 비겁함이 이 나라를 이꼴로 만든 것 아닌가? 이꼴저꼴 보기 싫으면 저 좋을대로 하겠지만 그렇다고 국가의 운을 경박한 선택에 맡겨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사면초가일 때는 위, 아래도 고려해봐야지!
光明時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