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반대 태극기 물결 속 단식텐트 투쟁
“나보다 나라를 걱정해 달라”
대통령 탄핵각하를 주장하며 80세 고령의 몸으로 헌법재판소 앞에서 단식을 계속하고 있는 권영해 전 국방장관(탄기국 공동대표)의 첫 일성이다.
탄핵에 대한 졸속 심리를 우려했던 권 전 장관은 헌재가 27일을 끝으로 변론을 끝내자 평소 공언한대로 28일 오전부터 단식에 돌입, 인터뷰를 요청한 3월 7일까지 헌재 앞 작은 트럭 위에 텐트를 치고 흔들림 없이 투쟁을 이어왔다.
이 날도 헌재 앞은 태극기 물결로 가득했다. 40명씩 밖에 집회 허가를 받지 못해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6차례의 탄핵반대 기자회견이 잇달아 열리고 있었다. 권 전장관의 단식 텐트는 작은 바위처럼 경찰과 시민들이 흔드는 태극기에 둘러싸여 있었다. 탄핵반대 구호와 연사들의 연설을 들으며, 또 간간히 발생하는 탄핵 찬반 시민들의 마찰과 소란 속에서 권 전장관은 어떤 심경이었을까.
“우리가 아무리 태극기를 흔들며 외쳐도 언론, 검찰, 헌재 등 제도권이 꼼짝하지 않는다. 국가 존망이 달린 중대한 심판을 어떻게 헌법재판관 한명의 임기에 맞추어 몰아가겠다는 건가. 나라가 재판관 한명보다 아래에 있나. 이건 말이 안 된다.” 그는 울분을 토했다.
“난 기독교 장로로서 하나님에게 매달리는 수밖에 없다. 최후의 방법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며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지만 최종선고 나올 때까지 내 체력이 다할 때까지 계속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단식으로 얼굴이 초췌하고 힘은 빠져 있어도 목소리만은 단호했다.
무심코 손을 짚은 트럭 바닥은 생각보다 굉장히 찼다. 그 위에 딱 앉을 자리만큼만 나무 판을 놓고 그 위에 얇은 담요 몇 장만 깔려 있었다.
튼튼하지도 않은 텐트 안에서 태극기를 뒤로 펼친 채 성경책을 펴고 꼿꼿하게 앉아 있는 권 전 장관. 역시 대한민국의 노병은 죽지 않았다. 그들은 법과 원칙을 호소하며 노구를 이끌고 다시 등장했다. 이들의 나라사랑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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