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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압력에 못이겨 물러난 유의선 이사를 위한 변명
[칼럼] 압력에 못이겨 물러난 유의선 이사를 위한 변명
  • 프리덤뉴스
  • 승인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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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치사하고 부끄러워야 해야 할 일

 

이인철/논설위원(변호사)

 양승태 대법원장의 퇴임사 말미에 모진 풍상을 견디며 숙연한 연륜의 향기를 담은 고목(古木)같은 법관이 되는 것이 영광과 행복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어찌 법관뿐이랴, 사회 각 분야에서 연륜을 쌓아온 고목같은 사람이 바로 대한민국을 유지하는 기둥일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풍토는 고목이 되기도 전에 베어버리는 일이 잦아서 고목을 찾기 어렵다, 아예 고목을 원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권력이나 이익을 얻기 위해서 남을 시기하고 비방하며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 쓰러뜨리려는 폭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나무가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2년에 걸친 집요한 모욕과 조롱, 압력에 시달려 한 나무가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MBC의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로서 지난 25개월간을 돌이켜보면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MBC 경영진의 퇴진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하여온 시기였다.

퇴진이라는 목적을 세워놓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 시빗거리를 찾고자 온갖 수단을 다하였다. 목적을 위해서 인간이 잔인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한마디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사냥”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현재의 야권 이사들을 물러나게 하려는 공격이 방문진 임기초부터 있어왔다.

학교에 재직하던 유의선 이사의 경우는 방문진 회의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대해서 친언론노조 매체가 시비를 걸어오는 방식의 공격이 있었다.

회의에서 제시한 의견 한마디를 놓고 회의 다음날이면 친언론노조 매체들은 그 의견을 다루면서 공격해왔다.

이런 시빗거리에 대해서 항변하면 다시 그에 대한 반박이 이어지곤 했다. 그렇게 친언론노조 매체를 통해서 유의선 이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공격의 대상으로 제시되었다. 사냥감이 된 것이다.

그와 같은 분야의 학자 그룹, 제자 그룹을 통한 지속적인 사퇴압력이 이어져 갔다. 교육자이고 학교라는 조직에 있기에 대항을 쉽게 하지 못하리라는 계산에서 의도된 공격이다, 참으로 치사한 일이고,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

그러한 압력행사는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부역자 명단 발표로 절정에 이르렀다. 유이사를 전 정권의 부역자라면서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고 사퇴를 요구하였다.

여러 경로를 걸쳐서 직간접적으로 유이사에 대한 사퇴 요구 압력이 있었다고 한다. 마도 최종적인 것은 언론관련 학회 교수들의 성명서인 듯 하다.

자기가 평생 몸담아온 분야의 구성원들로부터 공개적으로 손가락질 당하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압력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한 사람에 대한 인간사냥은 압력에 못이긴 사퇴로 종결되었다. 유이선 이사의 사퇴는 2년간에 걸친 인간 사냥의 결과다.

그러나 사냥꾼들은 이제 한사람만 더 몰아내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서 공개적으로 사냥을 계속할 뜻을 공표하고 있다.

 한 사람에 대한 사냥이 2년에 걸쳐서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아왔다.

문명사회에서 배울만큼 배우고 누릴만큼 누린 사람들에 의해서 사람을 매도하고 모욕하고 조롱하면서 압력을 행사하는 이런 방식의 인간사냥을 보면서 참혹한 심정이다.

그런 조직적 만행을 저지른 사냥꾼들이 무슨 민주를 이야기하며 무슨 공정을 이야기하는가?

이 사냥은 사장 퇴진을 목적으로 정족수에 계산되는 한 사람의 수를 줄이려는 목적에서 자행되었다.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로만 생각하기에 목적을 위해서 한 사람에 대한 사냥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끔찍한 발상이다. 그분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뿐이다.

 한 인간을 자신의 이익과 목적의 성취를 위해서 무자비하게 인격을 침탈하는 행위는 인륜에 반하는 패륜적 작태다.

개인을 존중하지 않는 한국의 집단주의적 문화의 표현이다.

한편으로는 87년 헌법체제하에서 정치세력은 적과 우군을 구분하여 상대를 철저히 진영에 묶어놓는데, 적대적 공존관계의 틀안에서 전면적인 투쟁으로 자기 진영을 지키는 과정에서 개인은 진영의 부속품으로 여기는 잘못된 풍토의 결과이다.

적에 해당하는 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처단해도 무방하고 개인의 차이와 생각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한 사회의 지도층에 속하는 사람들 역시도 진영을 이유로 삼아서 이렇게 한 인간에 대한 사냥에 거리낌없이 참여하며 나서는 참혹한 현실이다.

 지난 25개월간의 인간 사냥을 보면서, 사람의 인격을 무너뜨리는 방법을 보았다.

개개의 언행 하나하나를 대중에 공표하고 공격하면서, 사실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품성과 인격을 조롱하고 모욕한다.

모멸감에 빠지게 하고 고립되게 만들며 좌절하게 만든다. 인격살인의 기술자들이 벌이는 인간 사냥은 끔찍하다.

진영이라는 것은 만들어진 가상의 것임에도 상대를 특정한 진영에 고정시키고 가두어 놓음으로써 다른 진영의 부역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여서 상대를 인간이 아닌 척결할 대상물로 규정하고 공격목표로 하며 사냥감으로 삼는다.

 저들의 인간 사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목표로 삼은 방문진 김원배 이사에 대한 공격은 과거에 이미 무혐의로 종결되어 해명된 사건을 재고소하면서 마치 무슨 큰 문제를 새로 발견한 양 억지부리며 모해하고, 휴일에 출석하는 교회앞에 찾아가서 모욕을 주며, 이제는 사퇴 요구하는 전단지를 만들어서 주거지 인근의 곳곳에 부착하고 뿌리는 만행을 저지른다.

지난 주 KBS 언론노조는 사퇴요구의 대상인 KBS 이사 김경민 교수의 제자에게까지 찾아갔다고 한다.

 인간 사냥 이제 그만 두라. 더 이상 나무를 뽑지 마라. 이제는 관련이 있는 사람까지 찾아가고 어린 나무마저 뽑아버리겠다고 하니 이 무슨 일인가?

양승태 대법원장의 퇴임사 마지막 표현의 우려처럼 사법부에서 고목이 나오기 어려울 것 같고, 지식인 사회에서도 그러하며, 이 사회 전반에 걸쳐서 그러한 것 같다.

 더 이상 나무를 뽑지마라. 더 이상 스스로의 기반을 무너뜨리지 마라. 대한민국이 있어야 방송이 있고 MBC도, KBS도 있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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